[씨네21 리뷰]
특별한 가족 이야기 <우리가 들려줄 이야기>
2014-03-12
글 : 정한석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사라 폴리는 캐나다의 젊은 여배우이며 감독이다. 요즘은 출연작보다 <어웨이 프롬 허> <우리도 사랑일까>와 같은 연출작으로 더 많이 언급된다. <우리도 사랑일까>는 국내에서도 적지 않은 지지층을 얻은 바 있다. <우리가 들려줄 이야기>는 그녀의 세 번째 장편영화이며 그녀와 어머니와 가족들에 관한 이야기다. 사라 폴리는 먼저 자신의 유년 시절에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화제의 중심에 놓는다. 어머니 다이앤은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연극배우였다가 자식 많은 집안의 평범한 부모가 됐다. 활달하고 사교적인 여성이었다. 그런데 한 가지, 이 가족들은 꽤나 짓궂은 농담 하나를 오래전부터 공유하고 있었다. ‘사라는 아버지를 닮지 않았다’는 것이다. 영화는 거기에서부터 시작한다. 어머니가 집을 떠나 다른 지역의 연극 무대에 잠시 섰을 때 다른 남자를 만났고 사라를 임신했고 그걸 숨긴 것은 아닌가 묻는 감독의 물음에서 영화는 시작한다.

사실 사라 폴리를 포함하여 이제는 가족 모두가 모종의 답을 다 알고 있다. 그래서 이 영화의 제목은 <우리가 들려줄 이야기>이다. 이 영화가 답을 구하는 과정이 아니라 답에 대해 반응하는 이야기라는 것을 알려주는 대목이다. 일찍 돌아가신 어머니를 기억하는 딸의 단순한 추억담이 될 거라고 여겼던 영화는 사라 폴리라는 한 유명인의 출생의 비밀로 초점을 옮겨가더니 마침내는 그 비밀에 얽힌 진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말할 것인가 하는 가족 구성원들의 삶의 태도와 삶의 진술의 다양함이라는 쪽으로 방향을 튼다. 다양함이라는 점에서는, 영화가 선택한 표현 형식들도 주목을 끈다. 홈 카메라에 담겨 기록되어 있는 과거의 장면들, 거기서 아이디어를 얻은 어떤 허구적 장면들, 가족들과의 개별 인터뷰, 그리고 아버지의 얼굴과 음성. <우리가 들려줄 이야기>는 그들의 특별한 가족 이야기이자 우리를 돌아보게 만드는 흥미로우면서도 성찰적인 감성의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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