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전 범죄에 연루되어 감옥에 수감됐던 크리스(클라이브 오언)는 출소 뒤 동생 프랭크(빌리 크루덥)의 도움으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려 한다. 프랭크의 소개로 중고차 판매업소에 취직한 크리스는 그곳에서 일하는 나탈리(밀라 쿠니스)와 연인 관계로 발전하며 새 삶에 점차 적응해나가는 듯 보인다.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이런저런 범죄에 손을 대왔던 크리스와 달리 강직한 경찰로 성장한 프랭크는 새 출발을 결심한 형이 여전히 불안하기만 하다. 역시나 얼마 지나지 않아 크리스 앞에 어두운 과거를 함께했던 공범들과 대책 없는 전 부인 모니카(마리온 코티아르)가 찾아와 그의 굳은 결심을 흔들기 시작한다. 한편 프랭크 역시 옛 연인 바네사(조 살다나)와 다시 사랑에 빠지면서 이야기는 예상치 않은 방향으로 흘러간다.
자신이 출연한 영화를 감독이 되어 리메이크한다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블러드타이즈>의 감독 기욤 카네는 우리에게 <러브 미 이프 유 데어>(2003)의 주인공 줄리앙 혹은 ‘마리온 코티아르의 연인’으로 더 잘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이 영화의 출발이 됐던 2008년 자크 말리오트 감독의 <라이벌즈>에서 동생 역할로 출연한 전력이 있다. 실화에 바탕을 둔 이 영화는 범죄자 형과 경찰 동생이라는 다소 도식적이고 상투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예상 가능한 형제간의 갈등이나 대립은 애써 피한다. 대신 서로 다른 두 세계에 놓인 크리스와 프랭크가 각자 자신의 삶의 궤적을 따라 움직이도록 놓아둔다. 그러다보니 두개의 이야기는 형제라는 관계를 중심에 놓고 비스듬하게 교차편집되며 서로 만났다 떨어졌다를 반복한다. 하지만 이렇게 애써 쌓아놓은 이야기의 리듬감이 충분히 훌륭하게 작동하는데, 여기에 왜 사족처럼 음악들을 사용했는지는 좀 의아하다. 그것이 아무리 벨벳 언더그라운드나 샘 쿡의 노래라 할지라도 말이다. 자신의 연출력을 조바심내지 말고 믿어봐도 좋았을 텐데, 좀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