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인간적인 그리스 영웅 <헤라클레스: 레전드 비긴즈>
2014-04-09
글 : 이지현 (영화평론가)

기원전 1200년, 티린스의 왕비 알크메네(로산느 매키)는 전쟁을 즐기는 남편 암피트리온(스콧 앳킨스)의 성품에 지쳐서 여신 헤라에게 기도를 드린다. 그렇게 알크메네는 제우스신의 아이 헤라클레스(켈란 루츠)를 잉태한다. 암피트리온은 헤라클레스가 자신의 아이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왕비를 몰아세우고, 첫째아들 이피클레스(리엄 개리건)만 편애한다. 시간이 흘러 성인이 된 헤라클레스는 헤베(가이아 와이즈)와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둘 사이를 질투한 형 이피클레스가 아버지와 결탁해 그를 이집트로 추방한다. 그곳에서 노예가 된 헤라클레스는 검투사로 나서고, 동료 소티리스만이 그의 곁을 지킨다. 둘은 힘을 합쳐 다시 티린스로 돌아갈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마침내 그날이 온다. 헤라클레스가 암피트리온을 물리치고 그리스 최고의 영웅으로 등극하는 순간을 영화는 긴박하게 쫓는다.

<헤라클레스: 레전드 비긴즈>는 <클리프행어>(1993) 등으로 1990년대 초반 액션영화의 마에스트로라 불렸던 레니 할린 감독의 3D 액션 사극이다. 어려서부터 “진짜 신화의 재현”을 꿈꿨다는 할린 감독은, 최근 슈퍼히어로물의 홍수를 헤라클레스의 액션을 통해 막아서려 한다. 흔히 생각하는 헤라클레스가 ‘어마어마한 힘을 가진 초인’이라면, 할린의 헤라클레스는 좀더 인간적인 그리스 영웅에 가깝다. 때문에 사랑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하고, 힘보다는 책임감 때문에 행동하는 젊은이로 묘사된다. 헤라클레스 역은 <트와일라잇> 시리즈에서 에멧을 맡았던 켈란 루츠가 연기했고, 연인 헤베 역은 제우스의 할머니 격인 ‘가이아 여신’과 이름이 동일한 가이아 와이즈가 맡았다. 드라마 <스파르타쿠스> 시리즈의 주인공 리엄 매킨타이어는 헤라클레스의 동료 소티리스를 연기했다. 촬영은 소피아를 비롯한 불가리아 등지에서 이뤄졌다. 자연환경을 활용한 동굴 전투 장면과 폭포에서의 스턴트 장면 등 배우들의 근육과 화려한 3D 효과를 부각한 장면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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