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작지만 위대한 도전을 만들어내는 세계 <슈퍼미니>
2014-04-09
글 : 송효정 (영화평론가)

작고도 소란스러우며 놀라운 세계다. 프랑스에서 온 애니메이션 <슈퍼미니>는 꼬마 무당벌레가 개미들과 함께 경험하는 모험을 다룬다. 3D로 제작된 곤충 캐릭터와 실사 배경의 자연 풍경이 어우러져 환상적이고도 사실적인 세계가 만들어졌다.

산통을 느끼고는 급히 산을 내려간 신혼부부가 남기고 간 간 피크닉 도시락에는 개미들이 탐낼 달콤한 것들이 가득하다. 생명의 신비한 탄생은 작은 곤충의 세계에서도 일어난다. 갓 알을 깨고 태어난 아기 무당벌레 삼 남매 중 한 꼬마는 가족과 함께 첫 비행을 하다 짓궂은 초파리떼에게 쫓겨 낙오되고 만다. 거칠고 위협적인 세계에 홀로 남겨진 꼬마는 비를 피해 우연히 각설탕 상자 속에 들어갔다가 검은 일개미들과 함께 멋진 모험을 경험하게 된다.

작품은 다채로운 경관을 자랑하는 프랑스의 국립공원 로케이션 촬영으로 아름다운 실사 배경을 담아내는 데 공들였다. 인간의 언어는 등장하지 않지만 조용히 귀를 기울이면 들릴 법한 자연의 소리들이 감정과 의미를 전달하고 청량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이 작품에서 자연이란 친절하고 선한 마음, 용기와 도전 등 세상을 살아가기 위한 작고 약한 생명체들의 협동과 공생의 원리가 선보이는 곳이다.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약육강식의 장이 아니라 이타심과 연대감으로 작지만 위대한 도전을 만들어내는 세계인 것이다.

<슈퍼미니>는 대문자적 인간의 세계가 아니라 소문자적 곤충의 시선으로 작고 평범하고 약한 존재들이 경험하는 거대한 자연을 바라본다는 점에서 곤충세계를 인간세계의 미니어처로 다루는 여타의 곤충 애니와 차별화된다. 인종, 연령, 언어를 초월한 공감대를 자아낼 <슈퍼미니>는 90분간 대사나 내레이션 전혀 없이 충만한 소통이 가능한 마법 같은 경험을 선사한다. 제목 그대로 앙증맞지만 강력하고도 경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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