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언론의 총체적인 문제를 지적하고 ‘슬기로운 해법’을 찾아보는 태준식 감독의 작품. 실제 기사와 객관적 지표를 꼼꼼히 살피면서 자기 길을 잃지 않는 균형감을 갖춘 다큐멘터리다. 이 영화를 통해 새삼 확인할 수 있듯 보수 언론은 집요하고, 꼼꼼하고, 성실하다. 그런 언론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법을 찾는 영화답게 끈기 있게 주제를 파고든다. “중립적 언론이란 허상”이라는 인터뷰 내용처럼 어차피 중립적인 것은 존재하기 어렵다. 핵심은, 불편부당하다는 미명으로 거짓 슬기로운 해법을 설파하는 짓이 문제라는 것이다. <슬기로운 해법>은 2012년 7월 태풍에 관한 뉴스를 전하는 언론들의 태도를 보여주면서 시작된다. 태풍이라는 자연재해를 스펙터클 거리로 보여주는 전반적인 뉴스 중에서도 일간지에 실린 해운대 사진은 압권이었다. 이 사진이 2009년 것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신문사는 조그마한 사과문을 게재하고 파문은 마무리된다.
언론에서 오보는 불가피할 수 있다. 문제는 기획된 오보와 왜곡이다. <슬기로운 해법>은 특히 부동산 정보와 노무현 전 대통령 검찰 조사 관련 기사들을 자세히 다룬다. 이 다큐의 마지막 장 소제목은 ‘슬기로운 해법’이다. 진짜 슬기로운 해법이 무엇인지 감독도, 관객도 궁금하다. 언론 종사자, 전문가들도 이 대목에 이르면 모두 곤혹스러워한다. 너무 복잡한 문제이고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에 아무도 해법을 모른다. 그러나 이 영화가 해법을 찾아가는 방법 중 하나인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