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FF 37.5]
[STAFF 37.5] 아킬레스건 따윈 던져버려
2014-05-23
글 : 윤혜지
사진 : 백종헌
<표적> 최성겸 무술감독

무술감독 2014 <표적> 2013 <용의자>

무술지도 2013 <관능의 법칙> 2011 <풍산개>

무술팀 2012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스파이> 2011 <퀵> <평양성> <최종병기 활> 2010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2008 <영화는 영화다> 2000 <태조 왕건>

“센 걸 할수록 이 맛이구나 싶어 신이 났다.” 최성겸 무술감독의 두 번째 작품 <표적>이 얼마 전 개봉했다. 첫 작품 <용의자>는 공유의 신체조건이 돋보이는 빠른 액션이 주를 이뤘으나 <표적>은 그와는 정반대다. 힘이 좋은 류승룡의 장점을 살려 “잔기술은 배제하고 묵직하게 밀고 나가는 액션”을 준비했다. 여훈(류승룡)의 상황을 생각해 즉각적인 동작도 많이 고려했다. 여훈이 소화기로 침대봉을 내리쳐 태준(이진욱)의 발을 묶어두는 임기응변도 그렇게 탄생했다. “원래는 세련된 액션을 구상했는데 여훈은 진짜 아저씨니까 나이와 외모에 걸맞은 액션을 보여주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액션과 거리가 먼 배우였던 김성령이 류승룡과 일대일로 맞붙는 장면, 여자 형사들이 화장실에서 싸우는 장면의 재미도 상당하다. “김성령 선배는 손 위주의 격투를, 조은지씨는 복싱 기술을 이용한 액션을, 염지영씨는 발을 쓰는 동작을 주로 시켰다.” 광역수사대 실내까지 여훈이 차를 밀고 들어오자 송 반장(유준상)은 사냥총을 갈겨대며 응수한다. “여훈이 차를 끌고 들어오는데 송 반장이라면 그 정도 박력으로 맞서야 하지 않겠나.” 배우들이 대단히 지쳐 보이는 건 엔딩에 가까워지는 장면이어서가 아니다. 실제로도 몸에 보호대를 둘둘 감고 촬영했다고 한다. “모두가 완전히 지친 상태였다. 하도 힘드니까 배우들이 힘을 막 쓰면서 실제로 치고받고 싸웠다. 살벌한 현장이었다.” 반대로 이진욱에게는 아무것도 가르치지 않았다고 한다. “뭔가 가르쳤다면 잘 맞는 법 정도? 싸워본 사람의 느낌이 나지 않도록 상황만 만들어주고 알아서 하라고 했더니 거의 몸부림에 가까워졌다. (웃음)”

최성겸 무술감독은 <비트>의 메이킹 영상을 보고난 뒤 무술스탭의 꿈을 키웠다. “정두홍 무술감독님이 오토바이를 타고 날다가 다치셨는데 바로 일어나서 다른 액션을 하시는 거다. 진짜 멋졌다.” 결국 태권도 선수 생활을 접고 스턴트맨이 됐다. 스무살 때 <태조 왕건>의 액션배우로 처음 일을 시작했다. “성벽에서도 떨어지고, 말 타다 떨어지고. (웃음) 당연히 다치기도 많이 다쳤다. <영화는 영화다> 할 땐 아킬레스건이 끊어졌다. 의사가 액션 못한다고 했는데 운이 좋았는지 지금까지도 액션배우로 살고 있다. (웃음)” 그는 위험한 장면을 성공시켜 박수받을 때가 가장 짜릿하다고 말했다. “<용의자> 때 차를 옆으로 눕게 해서 골목을 지나가는 장면이 있었다. 무술팀이 계속 실패해서 촬영이 지연된 상황이었는데 내가 해보겠다고 나서서 운 좋게 성공시켰다. 안 뛰어본 사람은 절대 모른다.” 얼마 전 일산에 ‘더블비’ 체육관을 열었다는 최 감독. “가장 좋아하는 액션영화가 <베스트 오브 더 베스트>다. 무술팀을 차리면 ‘베스트’로 이름 지으려고 했는데 이미 신재명 무술감독님이 그렇게 지으셨더라.” 그는 요즘 러시아 특공무술을 배우고 있다며 사극 액션에 꼭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는 포부도 같이 들려줬다.

모자와 가방

“내겐 너무나 소중한 물건이다. <차이니즈 조디악> 때 성룡의 무술팀에 들어가 직접 성룡에게 받은 모자와 가방이다. 명절에 TV로만 보던 사람과 같이 일하고 있으니 한달 정도는 정말 신기했는데 한달쯤 같이 일하니까 그냥 잔소리 많은 아저씨라는 걸 알게 됐다. (웃음) 자기관리가 대단한 배우라 옆에서 많이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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