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길을 찾아 떠난 것일까. <서칭 포 슈가맨>을 연출한 말릭 벤젤룰이 현지시각으로 5월13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향년 36. 그의 형 요아르 벤젤룰은 그가 우울증을 겪고 있었다고 말했다. 현지 경찰은 벤젤룰이 자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정확한 사망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벤젤룰은 1977년 스웨덴 이스타드에서 출생했고 린네대학교에서 저널리즘과 미디어 프로덕션을 전공했다. 졸업 뒤엔 스웨덴 공영방송 <SVT>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코브라>에서 프리랜서 저널리스트로 활동했다. 같은 방송사의 아침 프로그램 <구모론 스베리예>의 호스트로도 일했고 이후 독립 영상 프로덕션 <바라쿠다 필름 앤드 TV>에 들어갔다. <서칭 포 슈가맨>을 만들기 전 벤젤룰은 엘튼 존, 로드 스튜어트, 비욕, 크라프트베르크 등의 뮤지션들을 소재로 다수의 TV다큐멘터리를 연출했다.
2006년, “이야깃거리를 찾기 위해” 모든 일을 그만둔 그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방랑하다 미국의 포크록 가수 식토 로드리게즈의 사연을 접한다. 벤젤룰은 그의 이야기를 장편다큐멘터리로 제작하려 했지만 아무도 호응해주지 않았고 그는 결국 혼자 힘으로 <서칭 포 슈가맨>을 만들었다. 다행히 프로듀서 존 뱃섹과의 만남을 계기로 제28회 선댄스영화제에 영화를 출품한 그는 심사위원특별상과 월드다큐멘터리상을 수상했다. 이후 제85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장편다큐멘터리상을 비롯해 각종 영화제에서 모두 33개의 상을 받았다.
할리우드는 때이르게 날아든 비보를 접하고 비통함에 빠졌다. 식토 로드리게즈도 “대단히 독창적이고 다정한 사람이었던 말릭”의 죽음에 슬픔을 표했고 <서칭 포 슈가맨>의 프로듀서 사이먼 친도 고통스러운 심경을 드러냈다. “그의 삶은 희망과 긍정, 행복으로 가득 차 있었고 그의 미래도 그러리라 믿었다. 하지만 이상은 힘들어졌다.” 앞으로도 영화인들은 단 한편의 영화만을 남기고 간 젊은 방랑자를 쭉 그리워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