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핑크 사파이어를 지켜라 <극장판 루팡 3세 vs 명탐정 코난>
2014-05-28
글 : 김보연 (객원기자)

최고의 도둑 루팡 3세와 최고의 탐정 코난이 만났다. 루팡 3세가 공개적으로 핑크 사파이어를 훔친다는 소문이 퍼지고 이를 막기 위해 경찰들이 나서지만 루팡 3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결국 코난이 루팡 3세를 잡기 위해 나서면서 사건은 또 다른 국면으로 접어든다. 인기가수 에밀리오의 배후에 핑크 사파이어를 둘러싼 음모가 포착된 것이다. 과연 코난은 루팡 3세를 체포할 수 있을까, 그리고 루팡 3세가 핑크 사파이어를 노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극장판 루팡 3세 vs 명탐정 코난>은 2009년 TV에서 방송한 <루팡 3세 vs 명탐정 코난>에 이은 두 번째 시리즈이다. 복잡한 마지막 트릭을 완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전편을 미리 보아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지만 이번 극장판만 따로 보아도 흥미로운 점이 많다. 특히 서로 다른 세계에서 매력을 뽐내던 인물들이 한 세계에서 만나 만드는 긴장은 자연스럽게 극에 녹아들며 재미를 더한다. 이를테면 산드라와 홍장미의 목욕 장면이라든지 능글맞은 루팡에게 한마디도 지지 않는 코난의 신경전 등은 두 시리즈의 팬들을 모두 만족시킬 만하다.

물론 부족함이 없는 건 아니다. 아무래도 코난의 세계를 배경으로 사건이 벌어지다보니 코난쪽의 등장인물 수가 훨씬 많고 자연스레 무게중심도 그쪽으로 기운다. 즉 루팡 3세 특유의 호쾌한 모험을 기대한다면 조금은 실망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특히 꼬마 탐정단이나 유명한 형사 등이 펼치는 코난 시리즈 특유의 개그는 루팡의 인물들과 그렇게 궁합이 좋은 편이 아니라서 수시로 극의 긴장을 떨어트린다. 루팡 3세 시리즈의 ‘어른의 세계’가 가진 매력이 못내 아쉬운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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