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음산하게 옥죄어오는 미스터리영화 <오큘러스>
2014-05-28
글 : 주성철

11년 전, 케일리(카렌 길런)와 팀(브렌튼 스웨이츠) 남매는 충격적인 사고로 부모를 잃었고, 그 일로 팀은 소년원에 수감됐다. 세월이 흘러 동생이 출감하기를 기다린 누나는, 과거 그 사건이 부모가 새집에 이사오며 들여놓았던 거울로 인한 것이라 믿는다. 케일리는 그 거울의 역대 주인들을 추적하고, 4세기에 걸쳐 무려 45명이 죽었을 정도로 모두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그들의 부모 또한 거울의 조종을 받은 것이다. 그렇게 남매는 거울 앞에 캠코더를 고정시켜놓고 벌어지는 일들을 모두 녹화해 그 정체를 밝혀내려 한다.

“너 정말 기억 못하는구나?”라는 누나의 확신에 찬 지적은 팀을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마찬가지로 그것은 관객의 호기심이기도 하다. 영화는 줄곧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데, 11년 전 거울을 들여놓은 다음부터 아버지와 어머니는 이상한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다.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늙어빠진 년’이라고 욕을 해서 어머니가 따져 물으면 아버지는 전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말하는데, 정작 거울에 비친 어머니는 확 늙어버린 모습이다. 말하자면 식구들 모두 말 없이 서 있는 거울에 농락당하며 살아온 것. 귀신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오큘러스>는 유혈이 낭자한 공포이기보다는 음산하게 옥죄어오는 미스터리영화다. 전작 <앱센시아>(2011)에서도 저예산을 아이디어로 채우는 신선한 상상력을 보여준 마이크 플래너건은 이번에도 아이디어로 승부한다. 소설가 스티븐 킹이 트위터에 <오큘러스>에 대해 “매우 무섭고, 또한 사랑하게 된 영화”라는 호평을 남겨 화제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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