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성정체성에 대한 자연스러운 인식 <엄마와 나 그리고 나의 커밍아웃>
2014-06-04
글 : 송효정 (영화평론가)

형제 많은 상류층 가정에서 유독 여성스럽던 아들 기욤은 가족과 주위 친구들에게 자연스럽게 게이로 받아들여진다. 자신이 가장 동경하는 엄마를 롤모델로 삼아 행동하고 말하는 그는 상상 속에서 늘 우아한 여성들에게 자신을 동일시한다. 정말 자신이 남자를 사랑하는지 궁금했기에 애써 게이들과의 만남을 시도해보지만 황당한 경험만 쌓여간다. 어느 날 낯선 여자에게 첫눈에 반한 기욤은 자신의 정체성을 새롭게 발견하게 되고, 이윽고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성향을 커밍아웃하려고 한다.

<엄마와 나 그리고 나의 커밍아웃>은 기욤이 자신의 성정체성에 대한 자연스러운 인식에 도달하는 긴 성장의 우회로를 애정 어린 시선으로 따라가는 영화다. 기욤과 그의 엄마를 비롯해 1인다역을 담당한 기욤 갈리엔은 이 영화의 각본을 담당하고 영화 연출까지 맡았다. 코미디 프랑세즈 일원이자 유명 스탠드업 코미디언인 기욤 갈리엔은 자신의 실제 이야기를 각색한 연극이 히트하자 이를 기반으로 자신의 첫 번째 장편영화 데뷔작을 연출했고, 이 작품은 칸영화제 감독주간 최고영화상 및 세자르영화제 최고작품상, 남우주연상, 각색상 등 5개 부문을 수상하며 화제를 모았다. 영화는 연극 무대와 플래시백 장면을 오가다 최종적으로는 객석을 향한 진실의 고백으로 이어진다. 관객으로부터 공감과 이해를 이끌어내는 방식, 떠들썩하지 않으면서도 천연덕스럽게 쓸쓸하고 유머러스한 무드를 창출해내는 연출 스타일에서는 새로운 코미디 감독으로서의 재능을 기대해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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