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삶과 죽음, 그리고 아름다움 <그레이트 뷰티>
2014-06-11
글 : 우혜경 (영화평론가)

작가인 젭(토니 세르빌로)은 40년 전 쓴 단 한권의 소설로 인기를 얻은 사교계 유명인사다. 하지만 65번째 생일을 맞은 그는 자신이 평생 즐겨왔던 화려한 파티도, 흥겨운 음악도, 아름다운 여인들도, 예술에 대한 치열한 논쟁들도 더이상 자신의 삶을 채워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문득 알게 된다. 때마침 잊고 있던 첫사랑의 사망 소식이 날아들고, 가늠할 수 없는 상실감 속에서 그는 로마를 거닐며 삶과 죽음, 그리고 아름다움에 대해서 사색하기 시작한다.

노년에 접어든 젭은 자신 앞에 훌쩍 다가온 죽음을 지켜보며 새롭게 세상을 경험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자신이 이제껏 열광하며 잡으려 애썼던 것들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지, 또한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것들을 놓치고 살았는지 깨닫는다. 이제 젭은 이 새로운 ‘눈’으로 자신의 삶과 세상의 아름다움을 다시 바라본다.

셀린의 소설 <밤 끝으로의 여행>의 한 구절로 시작하지만, 젭이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는 일련의 ‘심리적 여정’을 보고 있노라면 감독 파올로 소렌티노가 기대고 싶어 한 것은 오히려 영화 중간에 인용되는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인 듯하다. 실제로 영화도 제목만큼이나 야심만만하다. 삶과 죽음, 젊음과 나이듦, 예술과 아름다움, 그리고 믿음의 문제에 이르기까지 하나만으로도 다루기 벅찬 내용들을 과거와 현재, 실재와 환상을 넘나들면서 풀어나간다. 일견 펠리니의 <달콤한 인생>이나 혹은 <8과 1/2>을 떠올리게도 하지만, 그러기에 이 영화는 지나치게 ‘감각적’이다. 때문에 상징으로 가득한 이미지들 속에서 길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보는 내내 상당한 집중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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