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뉴욕] 뉴요커의 피서법
2014-07-01
글 : 양지현 (뉴욕 통신원)
60, 70년대 이탈리아 범죄영화를 한눈에
페르난도 디레오 감독의 갱스터 누아르 <캘리버 9>.

납치, 무장강도, 잔인한 폭력, 그리고 사적인 정의. 뉴욕의 초여름이 60, 70년대 이탈리아 범죄영화들로 인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앤솔러지 필름 아카이브에서 6월19일부터 29일까지 ‘이탈리아 커넥션’이라는 주제로 상영회가 열리기 때문이다. ‘말라스트라나 필름 시리즈’(이하 MFS)가 주관하는 이번 상영회에선 60, 70년대 당시 이탈리아의 사회상은 물론 스파게티 웨스턴 장르에서 벗어난 다양하고 혁신적인 특징을 가진 작품들이 소개됐다. 상영작 중에는 미국의 시네필들에게조차 잘 알려지지 않은 숨겨진 보석 같은 작품들도 다수 포함됐다.

‘이탈리아 커넥션’의 오프닝을 장식한 작품은 카를로 리차니 감독의 68년작 <바이올런트 포>. 이 영화는 60년대 밀라노에서 실제 발생했던 은행강도 사건을 모티브로 하며, 지안 마리아 볼론테와 토마스 밀리안 등이 출연해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보여준다. 지알로 장르의 영화팬들에겐 <인페르노> <블랙 사바스> <너무 많이 아는 여자> 등의 작품으로 잘 알려진 마리오 바바의 1974년작 <미친 개들>도 이번 상영회에서 소개되었다. <미친 개들>은 영화 후반작업 당시, 프로듀서가 자동차 사고로 갑작스럽게 사망해 개봉조차 되지 않았던 작품이다. 감독 마리오 바바가 자신의 가장 중요한 작품이라고도 밝힌 이 작품은 3명의 무장강도들이 경찰과 인질극을 벌이다가 또 다른 차량을 갈취해 도망치는 과정을 그렸다. 대부분의 장면들이 차량 내부에서 촬영돼 급박한 도주 장면은 물론이고, 성격이상자인 무장강도들의 행동이 드라마틱하게 묘사되었다. MFS의 창단 멤버이자 감독, 영화제 프로그래머 등으로 뉴욕에서 활동 중인 채연선씨는 “이번 상영작들은 DVD는 물론이고 비디오테이프로를 구하기조차 힘든 작품들이 많다”면서 “‘이탈리아 커넥션’ 시리즈처럼 접하기 힘든 작품들을 앞으로 한국 영화팬들에게도 선보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관련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