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뒤 취직, 결혼, 육아에 시달려 더이상 불금을 불태울 수 없는 처지가 된 신혼부부 맥(세스 로건)과 켈리(로즈 번)는 대학가 근처에 가정집을 구해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옆집에 파티에 목숨 건 대학교 남성 파티클럽인 델타싸이 회원들이 이사온 뒤 이들의 평화로운 일상은 위기에 처한다. 청춘의 전유물인 화끈한 파티에 대한 유혹과 소음으로 인한 불면의 신경증이 뒤섞인 채 맥 부부는 하우스파티 방해 작전에 돌입한다. 아랫배 두둑한 코미디언 세스 로건과 오스트리아 출신 배우 로즈 번이 왕년에 ‘좀 놀아본’ 열혈 육아부모로 나섰다. 할리우드 대표 섹시가이 잭 에프런과 제임스 프랭코의 동생으로 유명한 데이브 프랭코가 이들과 맞서는 혈기왕성한 대학생으로 출연한다. 이른바 ‘애니멀 하우스(너저분한 남성 클럽 하우스)’ 장르와 ‘올드 스쿨’ 섹시 코미디 장르를 두루 짜맞추었으나 초반부터 영화는 중심 없이 중구난방으로 흘러간다. 파티를 꽤 유혹적인 것으로, 신혼부부가 겪는 육아의 곤경을 역겨운 것으로 묘사하는 장면에서는 고개를 갸우뚱하게도 된다. 맥 부부의 처절한 방해작전은 꼰대가 되기는 싫지만 그렇다고 직업과 가족에 얽매여 청춘을 흘려보내기 싫은 올드보이들의 발악처럼 보인다. 클럽 하우스 남학생들의 파티 문화는 위험하고 아찔하며 때때로 차별과 착취를 일삼는 나쁜 집단 문화를 반영하고 있기도 하다.
일견 <나쁜 이웃들>은 파티를 더욱 저질로 만드는 올드보이들의 즐거운 반란을 보여주는 통쾌한 영화다. 취업 스트레스를 잊으려는 듯 파티에 몰두하는 대학생들의 내적 고민을 일부 소재로 했지만 부각되지는 않는다. 때때로 맥 부부의 육아 스트레스는 파티 방해라는 사디스트적인 욕망으로 전이되는 듯도 보인다. 평화로운 삶을 지키려는 신혼부부의 의지도 때때로 술과 약물에 도취되어 몽롱해져 가족의 가치를 부각하려던 초반부의 주제는 애매해지고 말았다. <나쁜 이웃들>은 북미 개봉 당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를 제치고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기도 했으나 더 강력한 R등급 코미디인 <22 점프 스트리트>의 등장으로 빛이 바래기도 했다. 생각 없이 통쾌하게 웃고 즐기라는 영화지만 주인공 부부의 우왕좌왕 속에서 영화는 종잡을 수 없게 흘러간다. 미국 대학생 파티 문화나 역겨운 섹스 코미디에 익숙지 않은 한국 관객의 취향에 맞을지는 미지수다. 뇌는 집에다 두고 보라는 듯 개연성을 무시한 채 대놓고 저질임을 과시하는 19금 코미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