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세 친구의 우정 <좋은 친구들>
2014-07-09
글 : 이주현

중학교 졸업식을 땡땡이치고 겨울산에 오른 세 친구 현태, 민수, 인철. 산 정상에서 기념사진을 찍다 민수의 다리가 부러지는 바람에 설산에 고립된다. 인철은 다리가 부러진 민수와 동상 걸린 현태를 외딴집에 남겨두고 구조대를 부르러 간다. 그리고 두 친구는 극적으로 구조된다. 시간이 흘러 현태(지성)는 말 못하는 아내와 사랑스러운 딸을 둔 가장이 됐다. 오락실을 운영하는 부모와는 연락을 끊고 지낸 지 오래. 야망 큰 보험회사 직원 인철(주지훈)은 현태를 대신해 현태 어머니와 가까이 지내고, 인철의 구박과 현태의 관심을 고루 받는 민수(이광수)는 세탁소 겸 주류납품업을 하며 홀로 산다. 그러던 어느 날 오락실에 불이 나 현태 어머니가 사망한다. 화재보험금을 노린 범죄라는 판단에 보험사와 경찰이 수사에 나서지만 모든 게 미심쩍은 현태는 직접 화재범을 찾아 나선다.

“전부 다 행복해지는 일 맞는 거지?” 민수의 질문에 인철은 그렇다고 답한다. 그러나 선의로 시작한 범죄 행위는 결국 모두를 불행으로 몰아넣는다. ‘행복’은 <좋은 친구들>의 그 어떤 인물에게도 해당되는 단어가 아니다. 영화는 서로의 부모를 제 부모처럼 챙기고, 서로의 끼니를 제 끼니처럼 걱정하던 세 친구의 우정이 어떻게 산산조각나는지 그 과정을 세세히 쫓는다. 이도윤 감독은 현태, 인철, 민수 모두에게 명확한 캐릭터를 입혀 이들의 삼각관계를 흥미롭게 직조해낸다. 세 배우 모두 자신의 이미지와 잘 맞는 캐릭터의 옷을 입었지만, 그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건 이광수의 존재감이다. 이도윤 감독은 올해의 신인감독으로 호명하기에 부족함 없는 이야기와 연출력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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