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쉽게 끝나지 않는 싸움 <레이드2>
2014-07-09
글 : 김보연 (객원기자)

치열한 싸움 끝에 악당은 물론 악당과 손잡은 부패 경찰의 세력까지 위협한 라마(이코 우웨이스). 그러나 이대로는 라마의 가족이 안전하지 못할 것이라 판단한 경찰은 라마에게 새로운 신분을 준 뒤 그를 감옥으로 보낸다. 그곳에서 더 큰 적을 찾아내라는 것이다. 그렇게 라마는 죄수의 신분으로 거대 범죄조직의 후계자인 우초와 친해지고, 본격적으로 어둠의 세계에서 살아가기 시작한다. <메란타우> <레이드: 첫번째 습격> 등 최근 가장 주목받는 액션영화를 만들어온 개러스 에반스 감독이 새롭게 선보인 <레이드2>에서 눈여겨볼 것은 2시간30분의 긴 상영시간이다. 주인공이 단신으로 적과 싸운다는 더할 나위 없이 간단한 줄거리로 이 길이를 어떻게 감당할까 싶지만 감독은 복잡한 방법 대신 액션의 지속 시간 자체를 길게 만드는 전략을 취한다. 즉 한번 시작한 싸움은 쉽게 끝내지 않는 것이다.

그때 도드라지는 것은 싸움의 처절한 정서와 싸움이 끝난 뒤 찾아오는 피로감이다. 그리고 이 두 가지가 <레이드2>를 다른 액션영화와 다르게 만든다. 비록 이야기의 개연성은 떨어지고 인물들의 성격은 평면적이지만 일단 싸움을 시작하면 <레이드2>는 전혀 다른 영화로 변한다. 열 마디 말보다 배우의 온몸을 적신 피와 실제로 몰아쉬는 거친 숨으로 더 많은 감정을 전달하는 것이다. 특히 20분 동안 휘몰아치는 마지막 액션 시퀀스는 이 영화의 목표를 확실히 알려준다. 긴 시간 동안 최대한 처절하게 싸운 다음 그 감정의 여파를 생생히 전달하는 것, <레이드2>는 그 목표를 철저하게 달성하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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