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4일 독립기념일 연휴가 지나갔다.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는 지난 주말 미국 박스오피스에서 2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개봉할 때마다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켜온 시리즈이니 당연한 결과 아니냐며 반문할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개봉 성적만 놓고 보면 연휴라는 특수도 누리지 못했고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위상도 지키지 못했다. 첫주엔 1억달러를 벌어들였지만 개봉 2주차 때 이 작품의 북미 박스오피스 수입은 3600만달러에 불과했다.
사실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가 승승장구한 곳은 따로 있다. 전세계 2위의 영화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에서다. 영화는 중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개봉했는데, 중국에서 개봉한 첫 주말 동안 9700만달러의 수입을 기록했다. 이전까지 중국에서 개봉한 어떤 영화보다 단시간에 많은 수입을 올린 것이다. 이전의 최고기록은 제임스 카메론의 <아바타>였다. 올 상반기, 중국 박스오피스에서 선전한 할리우드영화들은 수두룩하다. 상위 10편 중 5편을 차지하고 있는데 시장점유율로 보면 51.4%로 절반을 조금 넘는다.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 등이 그 주역이다. 그러나 자국 영화시장을 정책적으로 수호해온 중국이 하반기에도 호락호락하라는 법은 없다. 일례로 지금부터 8월까지 중국에서 개봉하는 메이저 할리우드영화는 전무하다. 그런데 할리우드의 해외시장 의존도는 점점 증가하고 있다. <트랜스포머> 4편에 대한 미국 시장과 중국 시장의 조금 다른 반응은 그런 점에서 생각할 여지를 남긴다. 중국 내 개봉을 며칠 앞두고, 이 작품은 개봉이 연기될 뻔했다. 중국 협력사 판구 플라자가 PPL 문제로 딴죽을 걸었기 때문이다. 엄청난 크기의 범블비 모형이 베이징 판구 플라자 호텔 입구로 옮겨지고, 감독과 출연진이 전용기를 타고 상하이에서 베이징으로 이동해 상영회를 여는 등 민첩한 대응이 이어지고 나서야 해프닝은 일단락됐다. 중국은 할리우드가 군침흘릴 만한 시장임은 확실하지만, 콘텐츠에서부터 마케팅까지 중국의 구미에 맞춤한 영화를 만들고 개봉하는 것이 능사는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