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폴(귀욤 고익스)은 보기 드문 재능을 지닌 피아니스트지만 별 야심이나 희망 없이 매일매일 이모들의 댄스 교습소에 출근하여 심심한 반주나 해주고 있다. 한편, 폴의 부모는 그가 두살 때 사고로 세상을 떠났는데 그게 충격이 되었는지 어른이 된 폴은 내내 실어증을 앓고 있다. 이웃집에 사는 기이한 부인 프루스트(앤 르니)를 알게 된 건 그때다. 그녀는 작은 아파트의 방 안에 자기만의 비밀스런 화원을 꾸며놓고 거기서 키운 작물로 차를 만들기도 한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녀가 내오는 차를 마시면, 마신 사람은 졸도를 하고 그동안 그의 머릿속에는 잊었던 기억이 되살아난다. 폴도 프루스트 부인 덕분에 그런 경험을 한다.
<벨빌의 세 쌍둥이> <일루셔니스트>와 같은 유명 애니메이션의 감독 실뱅 쇼메가 연출한 첫번째 장편 실사 극영화라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아멜리에> <사랑해, 파리> 등 낭만적인 프랑스식 극영화를 주로 만들어온 제작자 클로드 오자르와의 협업도 중요하다. 그러니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은 <일루셔니스트>의 분위기와 <아멜리에>의 분위기가 두루 섞였다고 상상하면 크게 틀리지 않다. 영화 전반의 색감들이 원색적이고 찬란하면서도 환상적이다. 어떤 인물들은 마치 동화에서 막 튀어나온 것 같다. 특히 폴을 사랑하지만 그만큼 지배하기도 하는 두 이모의 고집스러운 인물형이 그렇다. 폴의 기억을 표현해내는 장면들은 대개 흥겨운 음악들이 어우러져 있어서 뮤지컬식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기억을 소재로 하여 애니메이션과 동화와 뮤지컬 요소들이 서로 어우러져 흥겨움을 자아내는 소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