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비행기를 든 수명 역의 여진구. 문제용 감독의 말에 따르면 영화 중반까지는 이민기의 매력에, 중반부터 후반까지는 여진구의 매력에 빠지게 될 거라고.
<소녀괴담> <전설의 주먹>의 박두식이 <내 심장을 쏴라>에서 악역 점박이를 연기한다. 종이비행기로 뒤통수를 가격당한 뒤 화난 표정을 짓고 있다.
불놀이 충동으로 수리희망병원에 입원한 십운산 선생은 신구가 연기한다.
“내겐 운명 같은 작품이다.” 문제용(왼쪽) 감독은 6년 전 <내 심장을 쏴라>의 초고 작업을 했고, 6년 뒤 연출을 맡게 됐다. 그전엔 단편 <쌍둥이들> <진실한 병한씨>를 연출했다.
종이비행기를 날린 뒤 시침 뚝 떼고 앉아 있는 이민기(오른쪽). <몬스터> <황제를 위하여>에서 보여준 남성미는 찾아볼 수 없다. 짧게 자른 앞머리가 “허당 매력남” 승민의 이미지와 잘 어울린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7월6일, 문 닫은 지 7년쯤 됐다는 옛 임실군 보건의료원을 찾았다. 미로처럼 연결된 병원 복도 곳곳에 ‘수리희망병원’이란 마크가 붙어 있다. 건물 3층, 수리병원 식당 내부에는 세로줄무늬 환자복을 맞춰 입은 50여명이 종이접기를 하고 있다. 그 적막을 한대의 종이비행기가 가른다. 비상하던 비행기는 병원 직원 점박이(박두식)의 뒤통수에 맞고 툭 떨어진다. 비행기를 띄운 이는 정신병원인 수리병원에 강제로 갇힌 승민(이민기)이다. “컷!” 종이비행기가 점박이 뒤통수로 날아드는 장면만 클로즈업해 찍는데 자꾸만 NG가 난다. 비행기가 계속해서 진로를 벗어나자 조종사가 바뀐다. 첫 번째 선수는 이민기. 자신만만하게 비행기를 날려보지만 비행기 경로 이탈로 NG. 옆에서 구경하던 여진구가 두 번째 선수로 출전한다. 연습삼아 던졌는데 뒤통수 적중. “오~” 하는 소리가 일제히 터져나온다.
정유정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내 심장을 쏴라>는 병원 탈출을 호시탐탐 노리는 승민과 10년째 병원을 들락거리는 수명(여진구)을 중심으로 수리병원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정유정 작가는 이 영화로 데뷔하는 문제용 감독에게 “소설은 잊어라”라고 했다는데, 문제용 감독은 “‘분투하는 청춘들에게 바친다’는 소설의 첫 부분만큼은 잘 살리려고 한다”고 출사표를 던진다. 이민기, 여진구, 유오성, 김정태, 신구, 박두식, 김기천 등이 출연하는 <내 심장을 쏴라>는 올해 하반기 관객의 심장을 겨눌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