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련의 고수답게 마블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를 공개하기 전 프로모션을 위한 가상의 여행사(www.thegalaxygetaways.com)를 만들었다. “일생일대의 여행으로 안내해주겠다”라는 자신만만한 멘트를 따라가다보면 “지구의 지상낙원은 X도 아닌 곳으로 만들어 버린다”는 ‘갤럭시’에 도달하게 된다. 마블의 새 차원을 받아들이기 위한 일종의 사전답사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우주를 떠도는 문제적 존재들 다섯이 의기투합하는 과정을 그린다. 좀도둑 피터 퀼(크리스 프랫)은 무엇인지도 모른 채 오브를 훔쳤다가 생고생의 길로 접어든다. 값나가는 유물인 줄 알았던 오브가 실은 어마어마한 힘을 지닌 인피니티 스톤이었던 것. 악당 로난(리 페이스)은 피터에게서 오브를 빼앗기 위해 그의 뒤를 쫓는다.
이야기는 새로울 것이 없다. 다만 그 이야기 구조를 완성하기 위해 붙여둔 살들이 재미있다. 재기 넘치는 연출가 제임스 건은 ‘본진’인 B급 정서를 그대로 살려두면서도 최대한 상업적인 결과물을 내놓았다. 우리가 지금 경험할 수 있는 한에서 최고로 현대적이고 아름다운 우주의 비주얼에, 영화 전반에 흐르는 7080 팝음악이 더해져 독특한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캐릭터들이 내뱉는 자잘한 유머들이 서로 교차하며 완벽한 호흡을 뽐내는 모양이 대단히 유쾌하다. 토르 뺨을 치고도 남을 만한 특급 ‘모지리’들이 B급 감성 충만한 감독을 만나 촌스러운 듯 가슴 벅찬 자기들만의 우주를 성공적으로 완성한 것이다. 취향은 제각각이겠지만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가 올여름 최고의 팝콘무비라는 데엔 누구도 이견이 없을 것 같다. 참고로, 2D로 한번만 보기엔 아까울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