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방글라데시를 포함한 동남아시아영화부터 유럽, 할리우드영화까지 여기서 다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제39회 토론토국제영화제(9월4~14일)의 화려한 라인업을 알리는 카메론 베일리 집행위원장의 말이다. 지역과 장르의 구분 없이 다양한 영화를 고르게 소개해온 영화제에 대한 자부심의 표현이기도 하다. 실제로 토론토영화제는 해를 거듭할수록 규모나 영향력 면에서 성장을 거듭하며 북미 최대의 영화제로 자리잡고 있다. 토론토영화제를 들여다보면 이듬해 할리우드 신작들의 경향과 오스카 수상작을 미리 점칠 수 있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올 정도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눈에 띄는 작품들이 줄줄이 관객과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갈라 부문에는 올해 칸영화제에서 소개된 바 있는 베넷 밀러 감독의 <폭스 캐처>와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의 <맵스 투 더 스타즈>가 가장 먼저 손꼽힌다. 지난해 <영 앤 뷰티풀>에 이어 신작 <더 뉴 걸 프렌드>를 들고 토론토를 방문하는 프랑수아 오종 감독과 1983년 수단 내전을 다룬 휴먼드라마 <와일드>의 장 마크 발레 감독, <윈터 게스트> 이후 17년 만에 두 번째 장편 <어 리틀 카오스>를 선보이는 배우 겸 감독인 앨런 릭맨도 주목할 만한 얼굴이다.
여기에 임권택 감독의 102번째 영화 <화장>과 홍상수 감독의 신작 <자유의 언덕>이 나란히 마스터스 부문에 올랐고 <도희야> <끝까지 간다> <좋은 친구들>과 같은 한국 신진 감독들의 작품이 시티 투 시티 부문에 초청된 것도 반갑다.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체코 출신의 영화이론가 하룬 파로키를 비롯해 올해 베니스영화제 폐막작인 허안화 감독의 <황금시대>, 소노 시온 감독의 신작 <도쿄 트라이브> 등 아시아 감독들의 작품도 함께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