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는 채플린의 말은 재난영화의 소비 방식을 설명하는 데도 적절한 것 같다. 재난의 한가운데 있는 사람에게 닥친 비극이 영화관의 관객에겐 스펙터클이 되니 말이다. <인투 더 스톰>은 이런 재난영화의 쾌감을 기대한 관객에게는 조금 당황스러울 영화다. 토네이도 재난영화의 기본 줄거리와 함께 누구도 찍지 못한 영상을 얻기 위한 욕심에 토네이도를 찾아다니는 이들의 이야기가 강조되기 때문이다.
오클라호마 실버턴에 위치한 고교 졸업식. 이곳에 강력한 토네이도가 휘몰아친다. 교감 게리(리처드 아미티지)는 학생들을 대피시키면서 위기를 넘기지만 토네이도는 쉽사리 물러날 것 같지 않다. 한편 토네이도와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찍으려는 피트(맷 월시)와 그의 프로젝트에 합류한 기상학자 앨리슨(사라 웨인 콜리스)을 비롯한 스탭들, 유튜브 조회 수를 올려 유명인이 되려는 두 얼간이가 실버턴에 오면서 서로 다른 입장의 세 무리가 얽힌다.
제임스 카메론은 이 영화를 두고 “<그래비티>가 우주에서 했던 것을 기상 현상으로 해낼 것”이라고 평했다는데 이 말이 재현 방식 자체에 대한 것이라면 어느 정도 동의할 수 있다. 토네이도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 매달린 이들의 모습은 우주공간에서 통제가 어려워진 몸의 움직임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그러나 토네이도가 지나가면 거짓말처럼 안전하게 땅 위로 내려앉는 모습은 오히려 몰입도를 떨어뜨린다. 여러 인물로부터 비롯된 셀프카메라 형식 역시 그리 효과적이지 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