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최대의 TV쇼가 막을 내렸다. 지난 8월25일 제66회 에미상 수상작이 발표됐다. <브레이킹 배드5> <다운튼 애비5> <왕좌의 게임4> <하우스 오브 카드2> <트루 디텍티브> 등 드라마 부문은 그 어느 때보다도 후보작이 쟁쟁해 주목도가 높았다. 하나 그에 비해 수상 결과는 평이했고, 여러 면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2년 연속 드라마 부문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브레이킹 배드5>는 올해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여우조연상, 각본상까지 휩쓸며 진정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제작자 빈스 길리건은 <브레이킹 배드>의 종영을 언급하며 “나는 사실 <트루 디텍티브>의 수상을 예상하고 있었다. <브레이킹 배드>가 영광스러운 마무리를 하게 돼 대단히 기쁘다”라는 수상 소감을 남겼다. 만일 수상했다면 이례적인 경우가 되었을지도 모를 <트루 디텍티브>는 캐리 후쿠나가의 감독상 수상을 제외하면 전부 노미네이트에 그쳤다. 최다 노미네이트를 기록한 <왕좌의 게임4>와 <하우스 오브 카드2>의 무관도 의외의 결과였다. 이전 시즌에 비해 상대적으로 평가가 좋지 않았던 <셜록3>가 미니시리즈•영화 부문에서 각본상을 수상한 데에도 지난 시즌들이 상대적으로 홀대받았기 때문이 아니냐는 의견이 따랐다.
반면 여러 시즌이 방영된 인기작의 아성은 이번에도 견고했다. 유력한 수상 후보였던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을 제치고 <모던 패밀리5>가 5년 연속 코미디 부문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했다. 정통 코미디에서 약간 비껴나 있는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의 작품 성격이 에미상의 코미디 부문 시상 기준에 적합하지 않았던 것으로 짐작된다. 2년 연속 코미디 부문 남우주연상의 주인공 짐 파슨스는 <빅뱅이론>의 ‘쉘든’ 캐릭터로만 네 번째 받는 남우주연상이다. 새롭지 않다는 0목소리도 있지만 특유의 어마어마한 대사량과 까다로운 캐릭터를 이토록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는 배우가 달리 없으리란 걸 감안하면 충분히 납득 가능한 연속 수상이다. 줄리아 루이스 드레이퍼스도 3년째 코미디 부문 여우주연상을 가져갔다. 한편 추모의 뜻으로 로빈 윌리엄스에겐 특별공로상이 주어졌고, 그와 절친한 배우 빌리 크리스털이 그를 대신해 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