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모든 꿀벌들에겐 각자 맡은 역할이 있단다” <마야>
2014-09-03
글 : 이주현

마야는 호기심과 모험심으로 충만한 꼬마 꿀벌이다. 벌집 생활에 만족해하며 꿀을 모으는 데 집중하는 여느 평범한 꿀벌들과 달리 마야는 드넓은 초원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궁금하기만 하다. 그러다 왕국의 2인자 버즈리나의 눈 밖에 난 마야는 벌집에서 쫓겨난다. 그리고 초원에서 베짱이 플립, 꼬마 말벌 스팅 등 소중한 친구들을 사귄다. 그사이 여왕의 자리를 시시때때로 노리던 버즈리나는 여왕의 식량인 로열젤리를 빼돌려 여왕을 위기에 몰아넣고, 급기야 꿀벌들의 적 말벌 세력과의 전쟁을 준비한다. 버즈리나의 계획을 알아차린 꼬마 꿀벌 마야는 위기에 처한 꿀벌 왕국을 구하기 위해 초원의 친구들과 머리를 맞댄다.

납득할 수 없는 기존의 질서와 규율에 반기를 드는 마야는 마냥 귀엽고 착한 주인공이기를 거부한다. 사고뭉치인 건 분명하지만, 독립심 강하고 용감한 성격은 타의 모범이 될 정도다. “모든 꿀벌들에겐 각자 맡은 역할이 있단다”라는 꿀벌 선생님의 얘기가 말해주듯, 남들처럼이 아니라 나답게 살 것을 강조하는 <마야>는 그런 점에서 충분히 교훈적인 애니메이션이다. 꿀벌, 말벌, 개미, 잠자리, 쇠똥구리 등 다양한 곤충 캐릭터의 등장, 형형색색 꽃들이 만발한 초원과 음산한 초원의 대비, 뮤지컬 장르의 부분 도입 등 흥미를 끌 만한 시청각적 요소도 다양하게 사용된다. 1912년 독일에서 출간된 뒤 전세계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아온 아동 문학의 고전 <꿀벌 마야의 모험>이 원작이다. 원작과 마찬가지로 애니메이션 <마야>는 교훈과 재미, 두 가지 토끼를 모두 잡은 데 성공한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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