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액션 장르들의 온갖 법칙이 뒤섞인 코미디 영화 <세븐 싸이코패스>
2014-09-17
글 : 송효정 (영화평론가)

‘일곱명의 사이코패스가 등장하는 사랑과 평화의 이야기.’ 시나리오작가 마티(콜린 파렐)는 이러한 황당한 설정 외에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야 할지 막막하다. 배우 지망생 빌리(샘 록웰)는 친구의 시나리오를 위해 신문에 광고를 내서 사이코패스들을 불러모은다. 한편 빌리는 동료 한스(크리스토퍼 워컨)와 함께 반려견을 훔쳐 보상금을 타내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들과 마티는 범죄조직의 보스 찰리(우디 해럴슨)의 강아지 시추를 훔쳐 거액의 보상금을 요구하려다 도리어 그에게 쫓기는 신세가 돼 서부의 사막으로 도주한다.

영화 <세븐 싸이코패스>는 갱스터, 웨스턴, 스릴러, 총격액션 등 상상 가능한 액션 장르들의 온갖 법칙이 뒤섞인 유쾌한 코미디영화다. 감독 마틴 맥도나는 반전과 평화, 신과 인간의 구원, 천국과 지옥에 대한 사변 등 할리우드 액션영화와 어울리지 않을 법한 요소들을 뒤섞어 오묘한 액션영화를 만들어냈다. 영화 곳곳에 마틴 스코시즈, 쿠엔틴 타란티노, 기타노 다케시의 잔향도 농후하다. 잭카드 킬러, 반전주의자인 베트남 승려, 연쇄살인범을 연쇄살인하는 킬러 커플, 갱 조직의 또라이 보스 등 다양한 사이코패스들의 이야기 속에 현실과 허구가 뒤섞인다. 예측 불허의 스토리, 총과 칼과 톱의 횡행, 선악과 무관한 죽음의 향연은 이 영화가 서사의 영화라기보다 액션영화에 대한 자기반영의 패러디이자 장르적 유희임을 시사한다. 진지한 액션단편이나 B급 액션물 스타일로 중간중간 삽입된 회상 신이나 영화장면 상상 신은 그 자체로 완결적인 영화 속 영화로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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