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명의 새로운 얼굴들을 모았다. 아니, 과거의 ‘뉴 페이스’ 특집보다 더 많이! 그리고 더 어린! 친구들로 모았다. ‘베이비 페이스’와 ‘호러 퀸’을 오가는 <콰이어트 원>의 올리비아 쿡과 샘 클라플린, <더 기버: 기억전달자>에서 온통 흑백인 영화에서 유일하게 ‘컬러’를 지녔던 오데야 러시, 올리비아 쿡과 함께 TV드라마 <베이츠 모텔>을 빛내며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에 전격 캐스팅됐던 니콜라 펠츠, <안녕, 헤이즐>에서 셰일린 우들리에게 대책 없지만 귀엽게 ‘들이대던’ 앤설 엘고트, 2016년 찾아올 <배트맨 V 슈퍼맨: 돈 오브 저스티스>에 원더우먼으로 출연하는 갤 가돗 등 ‘미드’와 ‘영화’를 샅샅이 뒤진 명단이다. 당신의 눈을 사로잡은 이는 누구인가?
올리비아 쿡 Olivia Cooke
BIO 영국 맨체스터 출생. 연기학교 영국 올드햄 시어터 스쿨 수료.
BEST MOMENTS TV드라마 <베이츠 모텔>에서 호흡기질환으로 캐리어로 끌고 다니는 휴대용 산소통 없이 살 수 없는 여고생 엠마로 출연.
‘베이비 페이스.’ 올리비아 쿡을 묘사할 때면 언제나 빠지지 않는 표현이다. 그의 존재를 본격적으로 알린 TV드라마 <베이츠 모텔>(2013)로 시작해 할리우드에 안착하기까지 채 1년도 걸리지 않았다. 영국 TV드라마 <블랙아웃>(2012)에서 크리스토퍼 에클스턴의 딸 ‘멕’으로 출연하며 얼굴을 알리고, <BBC> 미니시리즈 <크리클리 홀의 비밀>(2012)에 출연한 뒤 히치콕 영화 <싸이코>(1960)의 (노먼 베이츠가 어떻게 사이코가 됐는지 밝히는) 프리퀄 드라마 <베이츠 모텔>에서 노먼 베이츠(프레디 하이모어)를 짝사랑하는 엠마를 연기하며 곧장 할리우드 스튜디오의 러브콜을 받았던 것. 또 다른 청춘스타(이자 촬영 내내 실제 연인인가 싶을 정도로 훈훈한 모습을 연출했던) 브렌턴 스웨이츠와 함께한 SF영화 <더 시그널>(2014)에서 해커를 쫓는 MIT 대학생 닉(브렌턴 스웨이츠)의 혼란스런 여자친구 헤일리로 출연하며 배우로서의 더 큰 길을 열어놓았다.
지금껏 올리비아 쿡이 출연한 TV드라마와 영화들을 쭉 살펴보면 대부분 어린 배우로서는 쉽지 않은 밝음과 어둠이 교차하는 작품들이었다. 똘똘해 보이는 외모도 비슷해서 그렇겠지만 종종 <아담스 패밀리>(1991), <슬리피 할로우>(1999)의 크리스티나 리치와 비교되는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최근작 <콰이어트 원>은 그 고유의 이미지에 오컬트적인 매력을 덧씌운다. 악령의 존재를 실험하는 영화에서 어린 시절의 기억은 전혀 남아 있지 않은 채, 입양되어 가는 곳마다 사고를 부르는 고아 소녀 제인(올리비아 쿡)의 비밀은 과거의 사랑스러운 미소와는 거리가 멀다. 그렇게 올리비아 쿡은 <베이츠 모텔>과 <더 시그널>을 함께한 니콜라 펠츠, 브렌턴 스웨이츠와 함께 할리우드가 가장 주목하는 이름이 됐다.
앤설 엘고트 Ansel Elgort
BIO 1994년 미국 뉴욕 출생. 유명 패션 사진가 아서 엘고트의 손자.
BEST MOMENTS <안녕, 헤이즐>에서 담배를 입에 물었지만 불은 붙이지 않는 자기만의 상징적 행동마저 귀여운, 비록 하나의 다리로 살아가면서도 ‘꽃미소’를 잃지 않았던 어거스터스 워터스의 존재감.
느닷없는 비유일지는 모르겠으나, <안녕, 헤이즐>의 앤설 엘고트는 <늑대소년>의 송중기를 떠올리게 한다. 단지 여자친구가 원하는 것을 해주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여자친구가 미처 생각지도 못하는 부분까지 채워주는 완벽한 남자친구랄까. <안녕, 헤이즐>의 어거스터스(앤설 엘고트)는 헤이즐(셰일린 우들리)이 그토록 좋아하는 네덜란드의 작가(윌렘 데포)를 만나게 해주기 위해 암스테르담 여행까지 마련한 것. 연애 초기, 한동안 어거스터스가 연락이 없기에 괘씸한 ‘밀당’으로 여긴 헤이즐은 어거스터스가 그런 준비를 하느라 바빴다는 사실에 감격스러워한다. 호흡기를 생명줄처럼 차고 집에 틀어박혀 리얼리티쇼나 보며 시간을 보내던 헤이즐은, 암 환자 모임에서 만난 어거스터스를 통해 그렇게 다시 삶에 대한 의지를 추스르게 된다.
193cm의 훤칠한 키에 시원한 미소가 매력적인 앤설 엘고트는 어려서부터 발레학교, 여름 연기 캠프 등을 다니며 연기에 대한 꿈을 키웠다. 브라이언 드 팔마의 작품을 리메이크한 <캐리>(2013)로 데뷔한 뒤 <다이버전트>(2014)를 통해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안녕, 헤이즐>에서는 <다이버전트>에서 남매 사이였던 셰일린 우들리와 연인으로 출연하게 된다. 한쪽 다리 없이 의족으로 살아가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어거스터스는 키 큰 남자 특유의 ‘싱거움’을 의외의 매력적인 요소로 만들었다. 또한 거기에는 묘한 ‘애늙은이’같은 매력도 있다. 실제로 그는 엘리아 카잔의 옛 영화들을 좋아하고 말론 브랜도와 폴 뉴먼을 가장 좋아한다고 말한 적 있다. 이제 곧 개봉할 <맨, 우먼&칠드런>(2014)에서 애덤 샌들러와 호흡을 맞췄고 <다이버전트> 속편인 <인서전트> 출연도 확정지었다. 그 특유의 싱거운 매력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딜런 오브라이언 Dylan O'Brien
BIO 1991년 미국 뉴욕 출생. 프로야구팀 뉴욕 메츠의 팬.
BEST MOMENTS <MTV> 드라마 <틴 울프>. 딜런 오브라이언은 주인공 스캇 역을 맡을 수 있었음에도 스타일즈가 더 매력적이라며 주인공의 ‘친구’가 되기로 한다. 탁월한 선택이었다.
배우 어머니와 촬영기사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딜런 오브라이언. 그에게 어린 시절 최고의 장난감은 카메라였다. 배우가 되기 전엔 촬영감독이 되는 게 꿈이었고 직접 촬영, 연출, 연기까지 도맡아 만든 짧은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며 유명해졌다. 배우로 진로를 선회한 건 미드 <틴 울프>를 만나면서다. 늑대인간 소년 스캇을 주인공으로 한 <틴 울프>에서 오브라이언은 스캇의 베스트 프렌드 스타일즈를 연기했다. 똑똑하고 유머러스한 스타일즈의 모습은 <메이즈 러너>의 토마스로 이어진다. 기억이 삭제된 채 미로 속에 갇힌 10대들의 이야기인 <메이즈 러너>에서 오브라이언은 탁월한 문제 해결 능력과 충만한 호기심을 지닌 주인공으로 출연한다. “이제껏 한번도 역할을 먼저 제안받은 적이 없다. 언제나 긴 과정의 오디션을 치러야만 했다.” 누가 먼저 알아봐주기 전에 스스로 제 길을 척척 닦아온 그는 톰 행크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맷 데이먼 같은 배우들을 자신의 영웅으로 꼽는다. 똘똘하고 패기 넘치는 청춘이 등장했다.
애덤 드라이버 Adam Driver
BIO 1983년 미국 캘리포니아 출생. 뉴욕 거주.
BEST MOMENTS <HBO> 드라마 <걸스>. 본인의 이름을 그대로 딴 <걸스>의 애덤은 <프란시스 하>의 레브, <인사이드 르윈>의 알 코디의 원형이 된 캐릭터. 또라이 기질을 매력으로 수렴하는 능력을 지녔다.
에이드리언 브로디만큼이나 긴 얼굴을 지닌 애덤 드라이버. 솔직히 미남이라고 말하긴 망설여진다. 이 인상적인 마스크는 그러나 출연 분량에 상관없이 강력하게 관객의 뇌 속으로 침투하는 힘을 지녔다. 물론 물 흐르듯 자연스런 연기가 밑바탕에 깔려 있지만. 그리고 이제 이 남자의 ‘때’가 왔다. J. J. 에이브럼스의 <스타워즈 에피소드7>에 승선한 그는 다스 베이더에 비견되는 핵심 악당 캐릭터를 연기한다. 최근엔 사베리오 코스탄조의 <헝그리 하츠>로 제71회 베니스국제영화제의 레드카펫을 밟았다. 국내에선 <프란시스 하>의 한량 같은 아티스트 레브, <인사이드 르윈>의 엉뚱한 무명 뮤지션 알 코디로 얼굴을 알렸고, 미드 팬들에겐 <걸스>의 애덤으로 선명히 각인돼 있을 것이다. <왓 이프> <링컨> <J. 에드거> 등 10여편이 넘는 영화에 주•조연으로 등장한 그의 앞날은 지금보다 더 바쁠 것 같다. 제프 니콜스의 <미드나이트 스페셜>, 마틴 스코시즈의 <사일런스> 출연이 이미 확정된 상태다.
샘 클라플린 Sam Claflin
BIO 1986년 영국 입스위치 출생. LAMDA 드라마 스쿨 졸업.
BEST MOMENTS <헝거게임: 캣칭 파이어>의 가공할 액션 헝거게임을 소화하며 MTV 영화제에서 최고의 상체 탈의 연기상(Best Shirtless Performance)과 최고의 결투상(Best Fight) 모두에 노미네이트.
비밀스런 소녀 제인(올리비아 쿡)을 둘러싼 진실을 파헤치는 <콰이어트 원>에서 초자연현상에 강렬한 호기심을 지닌 브라이언(샘 클라플린)은 관객의 눈이 된다. 샘 클라플린의 보다 다양해진 활동영역을 보고 있노라면 영국 프리미어리그 팀 ‘노리치 시티’의 열광적 팬이었던, 그래서 실제 축구선수로 활동하던 소년이 어느덧 할리우드가 주목하는 ‘신성’ 중 하나가 된 그 삶의 행로가 그야말로 다이내믹하게 느껴진다(안타깝게도 발목 부상으로 축구를 포기했다). <캐리비안의 해적: 낯선 조류>(2011)에서 로맨틱한 젊은 선교사 ‘필립’으로 출연하며 본격적으로 자신의 존재를 알린 그는, 크리스틴 스튜어트와 호흡을 맞춘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2012)에서 ‘프린스 윌리엄’ 역으로 강렬한 액션을 선보였다. 오랫동안 축구로 다져진 탄탄한 육체와 체력의 하모니랄까. 그 매력은 <헝거게임: 캣칭 파이어>(2013)에서도 계속됐다. 대부분의 관객은 제니퍼 로렌스, 조시 허처슨보다 ‘피닉’을 연기한 그를 더 궁금해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난해 배우 로라 하독과 결혼하며 ‘품절남’이 됐다.
더글러스 부스 Douglas Booth
BIO 1992년 영국 런던 출생.
BEST MOMENTS <로미오와 줄리엣>.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로미오로 출연한 <로미오와 줄리엣>(1996) 이후 거의 20년 만에 만들어진 <로미오와 줄리엣>(2013)에서 로미오 역할을 이어받았다.
창백하고 각진 얼굴에서 풍겨져 나오는 품격 있는 고전미. 모델처럼 훤칠하게 뻗은 ‘라인’도 더글러스 부스를 이루는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쇼타임 미니시리즈 <대지의 기둥>(2010)에서 에디 레드메인, 샘 클라플린과 호흡을 맞췄고 <BBC> 미니시리즈 <위대한 유산>(2011)에서는 어려서 부모를 잃은 주인공 ‘핍’을 연기했다. 그 두 가지만 보더라도 이 어린 배우가 얼마나 ‘클래식’한 매력을 갖췄는지 알 수 있다. 하이틴 로맨스 <LOL>(2012)에서는 ‘현대’ 시제로 복귀한 뒤, 한동안 대가 끊겼다가 다시 부활한 <로미오와 줄리엣>(2013)에서 로미오를 연기하며 다시 과거로 갔다. <노아>(2014)에서는 노아(러셀 크로)의 장남이면서 함(로건 레먼)의 형이자, 일라(에마 왓슨)의 남편으로 출연했으니, 또래 중 이처럼 극단적인 시간여행을 하는 배우가 있을까 싶다. 곧 론 셰르픽의 <포쉬>(2014)가 공개되며 현재는 워쇼스키 남매의 <주피터 어센딩>에 채닝 테이텀, 밀라 쿠니스와 함께 출연 중이다.
카렌 길런 Karen Gillan
BIO 1987년 스코틀랜드 출신. 이탈리아 콘티 아카데미를 졸업했으며 한때 모델로 활동하기도.
BEST MOMENTS ‘브로맨스’ 저리 가라 할 ‘시스터로맨스’의 등장이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서 우주 최강의 암살자 자매, 가모라와 네뷸라가 맞붙는 결투 신은 카렌 길런의 매력이 빛나는 명장면이다.
“아, 진짜 자르는 거네요…. 으아아악!” 유튜브에서 카렌 길런을 영문으로 검색하면, 그녀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네뷸라를 연기하기 위해 인생 첫 삭발을 감행하는 장면을 목도할 수 있다. 결국 그녀는 눈물을 흘리지만, 네뷸라에 쏠린 관심은 카렌 길런의 눈물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점을 알려준다. 그녀가 연기하는 네뷸라는 그동안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보기 드물었던 위협적이고 강력한 여자 악당이다. 언니 가모라(조 살다나)에 대한 열등감으로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가는 네뷸라는 <토르> 시리즈의 로키와 비견할 만한 사연 많은 악당으로 대중의 지지를 얻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사랑하는 관객에겐 낯선 이름이지만, 카렌 길런은 영국드라마 팬들에겐 <닥터 후> 시즌5, 6의 컴패니언 에이미로 이미 잘 알려진 배우다. <닥터 후>에서 보여준 엉뚱하고 귀여운 이미지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냉혹한 악당을 보건대 어떤 상황에서든 톡톡튀는 그녀의 존재감은 개성파 배우를 찾는 할리우드 관계자들의 마음을 이미 사로잡은 듯하다. 그런 그녀의 차기작은 미국 드라마 <셀피>. <마이 페어 레이디>의 현대판 각색 드라마라고 한다. 21세기의 일라이자라, 역시 범상치 않은 선택이다.
인디아 아이슬리 India Eisley
BIO 1993년 출생. 미국 로스앤젤레스 출신. 배우 올리비아 허시와 데이비드 아이슬리의 딸.
BEST MOMENTS <언더월드4: 어웨이크닝>의 이브는 유약하고도 위험한 인물이다. 소싯적의 허시가 생각나는 아이슬리의 아름다운 얼굴을 들여다보자.
태어날 때부터 어쩔 수 없이 유명한 사람도 있는 법이다. 인디아 아이슬리가 바로 그런 운명을 타고났다. 그녀의 어머니는 세기의 미녀, 올리비아 허시다. 배우 부모를 따라다니며 어느덧 산업의 일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그녀는 어머니가 주연을 맡은 영화 <헤드 스페이스>에서 단역으로 배우로서의 커리어를 시작해 <언더월드4: 어웨이크닝>과 미국 드라마 <미국 십대의 비밀생활>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인디아 아이슬리는 그녀의 어머니보다 훨씬 어둡고 고혹적인 매력을 가졌다. 뱀파이어 여전사의 딸로 분한 <언더월드4: 어웨이크닝>에서의 모습과 부모의 복수를 꿈꾸는 <카이트>의 살인기계 소녀 사와는 배우 부모와의 결별을 선언하는 듯한 제스처로도 읽힌다. 소녀의 얼굴과 심연의 눈빛을 함께 지닌 그녀의 잠재력에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테오 제임스 Theo James
BIO 1984년 영국 옥스퍼드 출신.
BEST MOMENTS 마음 쓰이는 훈련생을 앞에 두고 과녘에 칼을 꽂아야 하는 상황. 그러나 <다이버전트>의 포는 한치의 망설임없이 트리스에게 칼을 던진다.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비밀을 공유할 수 있는 남자. <다이버전트>의 트리스(셰일린 우들리)에게 교육관 포는 그런 존재다. 얼핏 제임스 프랭코를 연상케 하는 외모를 가지고 있으나 그보다는 더 남성적이고 선 굵은 느낌의 배우인 테오 제임스는 <언더월드4: 어웨이크닝>의 뱀파이어 데이빗으로 대중에게 존재를 알리기 시작했다. 영국 드라마 <다운튼 애비>에선 여주인공과 사랑을 나누다 죽어버리는 분량 적은 조연으로 등장한 적도 있는데 그는 작품만 좋다면 배역의 비중에는 개의치 않는다는 생각이다. 불현듯 할리우드의 스위트하트가 되었지만, “먹고살기에 가장 만족스러운 직업”이기에 이 일을 계속해 나가고 있다는 이 배우의 현실적인 발언이 과장된 기대감보다 더 믿음직스럽게 다가온다.
태론 에거턴 Taron Egerton
BIO 1989년생 영국 북웨일스 출생. 영국왕립극예술학교 졸업.
BEST MOMENTS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2015년 2월 개봉예정인 영화지만,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가 태론 에거턴의 대표작이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동네 노는 청년에서 최정예 비밀요원으로 성장해가는 에그시의 모습은 꽤 흥미로울 것이다.
태론 에거턴은 아직 IMDb에 프로필 사진조차 등록되지 않은 햇병아리 신인이다. 2013년 7월, 에거턴이 콜린 퍼스와 함께 이십세기 폭스에서 제작하는 블록버스터영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Kingsman: The Secret Service, 이하 <킹스맨>)에 캐스팅됐다는 소식이 들려왔을 때 많은 이들이 그 낯선 이름에 호기심을 보였다. 마크 밀러의 동명 인기 코믹북이 원작인 데다,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킥애스: 영웅의 탄생>의 매튜 본이 연출을 맡은 작품이니 아마도 내로라하는 젊은 배우들이 대거 <킹스맨>의 주인공 청년 에그시 역에 도전했으리라. 최종적으로, 베테랑 스파이 해리 하트(콜린 퍼스)의 백수 조카이자 스파이의 세계에 얼결에 뛰어드는 신참 비밀요원 에그시 역은 에그시만큼 신참인 태론 에거턴이 맡게 됐다.
경력이 부족할 뿐 에거턴은 이미 준비된 배우다. 드라마 <루이스>(2013년)의 두편의 에피소드에 출연하기 전까지는 학교에서 착실히 내공을 쌓았다. 영국에서 가장 오랜 전통을 지닌 드라마학교 영국왕립극예술학교(RADA)에 입학해 2012년 학사 학위를 받았다. 재학 중이던 2011년엔 스티븐 손드하임 소사이어티에서 선정하는 ‘올해의 학생 연기자’(Student Performer of the Year)로 뽑혔다. 웨일스 출신인 그는 런던•리버풀•카디프•글래스고 등 영국의 다양한 사투리와 미국식 영어를 소화할 수 있으며, 춤과 액션에도 능하다고 한다. 그러니 할리우드가 에거턴을 탐내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킹스맨> 이후 드라마 <더 스모크>와 영화 <청춘의 증언>(Testament of Youth)을 찍었고, 현재 톰 하디, 에밀리 브라우닝 등이 출연하는 <레전드>를 찍고 있다.
니콜라 펠츠 Nicola Peltz
BIO 1995년 뉴욕 출생. 거대한 주스 체인을 거느린 억만장자집안의 딸.
BEST MOMENTS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 메간 폭스의 자동차 지식에는 비할 바 못되지만 적어도 하이힐을 신고 불편하게 시카고 도심을 뛰어다녔던 로지 헌팅턴 휘틀리와 비교하면, 시리즈에서 ‘운동화를 신은’ 여주인공의 부활.
<라스트 에어벤더>(2010)에서 순간적으로 물을 얼려 상대를 무력화하는 ‘워터벤더’ 꼬맹이로 출연했던 니콜라 펠츠는,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2014)의 ‘천방지축 딸’을 거치며 어느덧 수많은 파파라치를 몰고 다니는 할리우드의 ‘잇걸’이 됐다. 그도 그럴 만한 것이, 힐튼가에 비할 정도는 아니더라도 네명의 오빠와 두명의 남동생, 그리고 또 다른 자매 한명, 그렇게 무려 여덟 형제와 부대끼며 자란 억만장자 집안의 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작은 단역이었다. <내 생애 가장 징글징글한 크리스마스(2006)에 단역으로 출연하며 데뷔했고, 야심차게 출연한 <라스트 에어벤더>로는 골든 라즈베리 시상식에서 최악의 여우조연상에 노미네이트되기도 했다. 그 모든 것을 역전시켜준 계기는, 인기에 힘입어 올해 초부터 시즌2에 들어간 TV시리즈 <베이츠 모텔>(2013)이다. 작품 속에서 모든 이들의 사랑을 받는 ‘인기녀’ 브래들리 마틴을 연기하며 <트랜스포머> 시리즈에 승선하는 계기가 됐다. 이제 그에게 중요한 것은 메간 폭스가 그러했듯 바로 ‘<트랜스포머> 이후’다.
오데야 러시 Odeya Rush
BIO 1997년 이스라엘 하이파 출생. 9살에 미국 앨라배마로 이주.
BEST MOMENTS <더 기버: 기억전달자>에서 특별한 능력을 지닌 주인공 조너스(브렌턴 스웨이츠)는 온통 암울한 흑백 배경인 세상에서, 피오나(오데야 러시)의 붉은 머리와 푸른 눈을 보고서 사랑에 빠진다.
‘신비로운 푸른 눈.’ 아직 스무살도 되지 않은 오데야 러시를 언급할 때마다 빠지지 않는 표현은 언제나 아름다운 ‘눈’이다. 2013년에는 한국의 ‘애프터스쿨’ 나나가 2위를 차지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던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얼굴 100인’에 69위로 뽑히기도 했다(1위는 마리옹 코티야르). 이스라엘에서 태어나 일곱 형제(그중에는 두 ‘세트’의 쌍둥이, 그러니까 총 4명의 쌍둥이도 있다)와 함께 자란 그는 9살에 미국으로 이주한 뒤, 12살 때부터 각종 상업광고와 단편영화에 출연하며 연기자의 꿈을 키웠다. 특유의 매력적인 눈빛 때문인지 일찌감치 방송국과 스튜디오의 주목을 받으면서 본격적으로 TV드라마 <로 앤 오더>(2010)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알려가기 시작했다. <티모시 그린의 이상한 삶>(2012)에서 티모시 그린(CJ 애덤스)의 마음을 흔들어놓는 조니 제롬으로 출연해 당돌하고도 섹시한(!) 매력을 뽐내기도 했다. <더 기버: 기억전달자>(2014) 이후 잭 블랙과 함께 베스트셀러 원작을 영화화하는 <구스범프>(2014) 촬영을 끝냈다. 스무살 이후를 더 기대해볼 만한 유망주다.
그웬돌린 크리스티 Gwendoline Christie
BIO 1978년 영국 서섹스 출신. 어린 시절 체조선수를 꿈꿨으나 척추 부상으로 운동을 그만두고 연기를 시작했다. 2005년 런던 드라마센터 졸업.
BEST MOMENTS 오직 그녀이기에 가능한, 묵직하고 파괴적인 액션을 미드 <왕좌의 게임>에서 만날 수 있다. 특히 왕국의 ‘사냥개’라 불리는 하운드와의 결투가 압권.
“한번 보면 잊을 수 없는 외모를 지녔어.” 소설 <헝거게임: 모킹제이>의 캣니스는 2구역의 반군 지도자였던 라임을 그렇게 회상한다. 동명의 영화에서 라임을 연기한 그웬돌린 크리스티의 겉모습이 딱 그렇다. 191cm, 여느 배우들의 평균 신장을 훌쩍 뛰어넘는 이 장신의 여배우는 어떤 상황에 놓이더라도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런 그녀의 독특한 외모는 2007년 런던의 한 연극 무대에서 연기 경력을 시작한 신인배우였던 크리스티에게 일생일대의 기회를 선사했다. 미드 <왕좌의 게임>의 여기사, 브리엔느로 분한 그녀는 인질로 잡혀 온갖 수모를 겪는 도중에도 기사로서의 품위를 잃지 않는다. 세븐킹덤 최고의 기사 자이메의 인정을 받을 만큼 큰 활약을 펼치는 브리엔느의 모습으로부터 우리는 여성성을 넘어서는 매력을 갖춘 보기 드문 신인배우의 탄생을 목격할 수 있다. 한때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그웬돌린 크리스티를 고통스럽게 했던 선 굵은 외모와 장신은 이제 배우로서 그녀의 가장 큰 장점이 되었다. 그런 그녀의 독특함이 <스타워즈 에피소드7>에선 어떤 방식으로 구현될지 기대해보자.
갤 가돗 Gal Gadot
BIO 1985년 이스라엘 출신. 배우이자 모델이며 미인대회 수상 경력이 있다. 2007년 이스라엘 드라마 <부봇>으로 연기를 시작했다.
BEST MOMENTS 그녀의 진면모가 궁금하다면 <분노의 질주: 더 맥시멈>에 주목할 것. 연인을 구하기 위해 단 한발의 총성과 함께 심연으로 사라져가는 지젤의 모습이 깊은 여운을 남긴다.
차세대 원더우먼이 갖춰야 할 조건? <배트맨 V 슈퍼맨: 돈 오브 저스티스>에 낙점된 이스라엘 여배우 갤 가돗의 이력을 보면 된다. 미스 이스라엘이자 모델 출신인 그녀는 우아하고 고혹적인 마스크와 달리 스피드와 액션을 즐기는 강인한 자질을 갖췄다. 이스라엘 여군으로 2년간 복무했으며, 모터사이클을 즐겨 타고, 테니스와 농구에 능한 갤 가돗은 아름다운 여전사를 찾고 있던 <분노의 질주: 더 오리지널>의 감독 저스틴 린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 영화를 비롯해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세편(<분노의 질주: 언리미티드> <분노의 질주: 더 맥시멈>)에서 전직 모사드 요원 출신의 미녀 조력자 지젤로 출연한 갤 가돗은 대부분의 액션을 대역 없이 직접 소화하며 액션 히로인으로서의 잠재력을 할리우드 관계자들에게 알렸다. “강인한 여자를 위한 캐릭터가 많지 않다. … 최근의 영화에서 볼 수 있는 대부분의 여성 캐릭터들은 가련하고 상처받은 여자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행보가 자랑스럽다고 말하는 이 여전사의 2015년이 궁금하다.
에반 피터스 Evan Peters
BIO 1987년생. 미국 미주리 출생. 배우 에마 로버츠의 연인이기도 하다.
BEST MOMENTS 이 배우의 진가는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 시즌1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안녕, 난 테이트야. 난 죽은 사람인데 나랑 만나줄래?” 이토록 사랑스러운 유령-사이코패스라니!
시간 속을 달리는 소년. 에반 피터스는 은빛 재킷에 헤드폰을 쓴 하이틴 슈퍼히어로의 모습으로 대중 앞에 다가왔다.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의 퀵실버로 분한 그는 정부 건물 속에 갇힌 매그니토를 탈출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물로,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슈트보다는 티셔츠가, 구두보다는 컨버스가 어울리며 눈가와 입꼬리에 장난기가 가득한 외모 때문인지 에반 피터스는 종종 어른과 직장인의 세계와는 거리가 먼 역할들을 맡아왔다. 힛걸(크로 모레츠)에게 반하는 <킥애스: 영웅의 탄생>의 너드, 미드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의 사이코패스 소년 테이트 등이 그 예다. 그중에서도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와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는 <크리미널 마인드> <몽크> <멘탈리스트> 등의 드라마에 단역으로 출연하던 피터스의 입지를 바꿔놓았다. 배우가 되면 올슨 자매와 만나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 같아 연기자를 꿈꿨다고 말하는 그이지만, 지금까지의 행보를 미루어보건대 에반 피터스의 목표가 거기에 머무르지 않을 것임은 확실하다.
제시카 브라운 핀들레이 Jessica Brown Findlay
BIO 1989년 영국 버크셔 출생. 한때 로열발레단의 준회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BEST MOMENTS <윈터스 테일>에서 흰 가운을 입고 피아노를 치는 그녀의 모습은 저택에 난입한 도둑의 혼을 홀딱 빼놓을 만큼 매력적이다.
우아하고 기품 있다. 르누아르의 그림에서 툭 튀어나온 것 같은 고전적인 외모를 지닌 제시카 브라운 핀들레이를 보고 있으면 풍성한 시대극의 드레스가 참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다운튼 애비>의 제작진도 비슷한 생각이었는지, 핀들레이는 영국 귀족 가문의 셋째딸 시빌 역으로 이름을 알렸다. 상류층 특유의 꽉 막힌 사고방식을 가진 언니들과 달리 자유로운 성향의 시빌은 저택의 운전사와 눈이 맞아 사랑의 도피를 감행하는 담대한 인물이었다. 당분간 그녀는 쉽지 않은 로맨스의 아이콘이 될 예정이다. 최근작 <윈터스 테일>에서는 도둑과 사랑에 빠지는 병든 여인을, 차기작 <프랑켄슈타인>에선 프랑켄슈타인의 조수와 사랑에 빠지는 여인 로렐라이를 맡을 예정이니까. 시간을 거스르는 기품을 지닌 그녀의 아름다움이 다른 영화에선 또 어떤 방식으로 구현될지 궁금하다.
데이지 리들리 Daisy Ridley
BIO 1992년 영국 출신. 허트포드셔에 있는 트링 파크 스쿨에서 연기를 공부했다.
BEST MOMENTS 영드 <영거스>와 <캐주얼티> 속 그녀는 키라 나이틀리를 떠올리게 하는 생동감을 가지고 있다.
도대체 데이지 리들리는 누구인가! 사생활과 커리어에 대해 알려진 바가 거의 없는 이 신인 영국 여배우는 <스타워즈 에피소드> 시리즈7, 8, 9의 출연이 확실시되며 <스타워즈>의 세계관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인물로 예상되고 있다(지금까지 가장 많이 언급되고 있는 루머는 그녀가 한 솔로와 레아 공주의 딸로 출연할 것이라는 소문이다). 그동안 영드 <미스터 셀프리지>와 <캐주얼티> <사일런트 위트니스>의 몇몇 에피소드에 모습을 비춘 데이지 리들리는 <스타워즈> 세계의 일환이 된 지금이 “인생 최고의 순간”이라 말한다. <스타워즈 에피소드7>이 개봉할 내년 12월경 즈음, 그녀는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신인배우가 되어 있을 것이다.
릴리 제임스 Lily James
BIO 본명은 릴리 클로에 니네테 톰슨. 1989년생이며 영국 서레이 출신이다. 런던의 길드홀 스쿨 오브 뮤직 앤드 드라마에서 연기를 공부했다.
BEST MOMENTS <다운튼 애비> 시즌4에서 흑인 재즈싱어 잭과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빠지는 로즈의 모습은, 그동안 수많은 기행을 저지른 그녀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던 드라마 시청자들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브리티시 악센트를 쓰는 디즈니 공주를 만나게 될 줄이야! <겨울왕국>의 엘사와 안나에 이어 디즈니가 2015년 새롭게 선보일 공주는 ‘신데렐라’다. 디즈니의 1950년작 인기 애니메이션이 실사영화로 64년만에 구현되는 것이다. 그런데 감독과 출연진 목록이 심상치 않다. 영화 <신데렐라>의 연출자는 영국의 저명한 셰익스피어 전문가이자 배우 케네스 브래너이고, 사악한 계모와 요정 역할은 각각 케이트 블란쳇과 헬레나 본햄 카터가 맡았다. 말하자면 미국에서 가장 유서깊은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를 습격하는 영국 영화인들의 ‘브리티시 인베이전’이라고 해야 할까. 모두가 궁금하게 여겼던 신데렐라의 유리구두 역시 영국 출신의 신인배우, 릴리 제임스가 신게 됐다. <타이탄의 분노>에서 여주인공인 안드로메다 여왕의 존재감을 위협하는 매력적인 하녀 코리나로 분했던 그녀는 영국 드라마 <다운튼 애비>의 로즈 매클레어 역으로 유명세를 얻었다. 다운튼 애비에 오자마자 고상하고 우아하게 살아가던 크롤리가를 발칵 뒤집어놓는 이 문제투성이 아가씨는, 시간이 멈춘 듯한 영국의 대저택에 1920년대의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언제까지나 죄수 같은 삶을 살 수 없다”라고 외치며 모든 허례허식에서 벗어나려는 영국 시대극 속 젊은 귀족 여성으로부터 <신데렐라>의 제작진이 차세대 디즈니 공주의 자질을 봤다는 것은 릴리 제임스가 연기할 신데렐라의 모습을 미리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케네스 브래너는 언젠가 “이 새로운 신데렐라 영화는 주인공 자신에게 잠재된 놀라운 자질을 발견하는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어쩐지 릴리 제임스가 연기하는 신데렐라는 유리구두를 신겨줄 누군가를 마냥 기다리지만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젊은 영국 배우가 전통의 디즈니에 불어넣을 활력이 새삼 기대된다.
놀란 제라드 펑크 Nolan Gerard Funk
BIO 1986년. 캐나다 밴쿠버 출생.
BEST MOMENTS 미드 <글리> 시즌4. 놀란 제라드 펑크가 플로라이다의 <Whistle>을 선보이는 장면은 명불허전. 노래와 춤과 표정연기까지, 펑크의 매력이 집약된 퍼포먼스였다.
놀란 제라드 펑크는 수영과 체조로 다져진 탄탄한 몸 그리고 수준급의 노래 실력으로 할리우드에 입성했다. 캐나다에서 나고 자란 그는 한때 국가대표 체조선수였고, 다이빙 선수였다. 2001년부터 TV시리즈에 단역으로 출연하며 연기 경험을 쌓았고, 2009년 <스펙터큘라>에서 춤과 노래 실력을 뽐내며 자신의 길을 찾아나섰다. 브로드웨이 뮤지컬 <바이 바이 버디>로 언론의 찬사를 받은 그는 하이스쿨 뮤지컬 드라마 <글리> 시즌4에 헌터 클래링턴으로 등장해 매력을 한껏 발산했다. <어쿼드>에서도 ‘배드 보이’ 콜린으로 분해 거만한 표정과 뇌쇄적 눈빛으로 소녀들의 마음을 훔쳤다. 춤과 노래라는 무기를 잠시 내려놓은 펑크는 린제이 로한과 19금 스릴러 <트러블 메이커>를, 빈 디젤과 SF영화 <리딕>을 찍었다. 노래 잘하는 근육질 미남도 언젠가는 연기로만 승부해야 하는 날이 오겠지만, 아직은 펑크의 장기가 부각되는 작품을 더 보고 싶다.
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티드 Mary Elizabeth Winstead
BIO 1984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로키마운트 출생. 감독 라일리 스턴스와 결혼.
BEST MOMENTS <데쓰 프루프>. 미녀는 멍청하다는 도식을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 안에서 완벽히 재현한 윈스티드. ‘리’의 맹한 표정과 행동은 영화의 팽팽한 긴장을 이완하는 역할도 했다.
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티드는 적어도 국내에선 신인 아닌 신인이다. 치어리더복 같은 노란색 옷을 입고 백치미를 과시했던 <데쓰 프루프>의 미녀 혹은 <다이하드> 시리즈의 맥클레인 형사 딸이라고 하면 ‘아~’ 할지도 모르겠다. 발레리나가 되려다 배우가 된 그녀는 <링2> <파이널 데스티네이션3> <블랙 크리스마스>를 연이어 찍으며 호러퀸으로 등극한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데쓰 프루프>에 캐스팅되면서 배우로서 큰 자신감을 얻은 윈스티드는 <더 씽> <링컨: 뱀파이어 헌터> <스매시드> 등 블록버스터와 독립영화를 자유롭게 오가며 연기의 스펙트럼을 넓혀갔다. “디즈니 영화 <스카이 하이>로 커리어를 시작했지만 더 많은 독립영화에 출연하고 싶다”는 게 그녀의 바람. 최근엔 배우 존 크래신스키의 연출 데뷔작 <The Hollars>, 제레미 레너 주연의 <킬 더 메신저>를 찍었다.
보이드 홀브룩 Boyd Holbrook
BIO 1981년 미국 켄터키 출생.
BEST MOMENTS <베리 굿 걸>. 갓 스무살이 된 여자들이 첫눈에 반하는 남자란? 미간에 살짝 주름을 잡은 채 눈부신 해변가에서 책 읽는 청년 데이빗(보이드 홀브룩)의 모습은 한폭의 그림 같았다.
완벽한 금발에 창백한 피부, 베일 듯이 날렵한 턱선과 콧날을 지닌 아름다운 피사체. 보이드 홀브룩은 모델로서 정점을 찍은 뒤 영화 세계에 발을 들였다. 뒤늦은 시작이 아닌 신중한 출발. 고향인 켄터키의 한 극장에서 파트타임으로 목공일을 하다 모델이 된 그는 모델 활동을 하며 번 돈으로 뉴욕대학과 컬럼비아대학에서 영화 공부를 했다. 2007년엔 구스 반 산트 감독에게 자신이 쓴 시나리오를 보냈고, 그것이 인연이 되어 <밀크>에 단역으로 출연한다. <호스트> <쇼를 사랑한 남자> 등에 출연했고, <베리 굿 걸>에선 다코타 패닝과 엘리자베스 올슨의 첫사랑 데이빗으로 출연한다. 차기작은 데이비드 핀처의 <나를 찾아줘>, 서부극 <제인 갓 어 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