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신비의 숲으로 다시 떠나다 <유고와 라라: 신비의 숲 어드벤처>
2014-10-01
글 : 임정범 (객원기자)

애니메이션 속의 ‘숲’이 주는 매력이 있다. 독특한 모양으로 자라난 알록달록한 초목들과 귀여운 동물들이 넘쳐난다. <유고와 라라: 신비의 숲 어드벤처>에도 이런 ‘숲’의 매력이 살아 있다. 유고(소연)는 망상에 빠져 산다고 타박받는 모험심 강한 소녀다. 하지만 꼬마 사자 라라(박지윤)와 함께 신비의 숲을 탐험했던 유고에게 모험은 망상이 아니다. 어느 날 유고가 가진 고래피리가 신비한 빛을 내뿜기 시작하고 창밖 어딘가로 날아가버린다. 그 피리를 따라간 유고는 ‘하늘을 나는 고래’를 만나, 그토록 돌아가고 싶었던 신비의 숲으로 다시 떠난다.

2012년에 제작한 <유고와 라라>의 첫편이 개봉하지 않은 까닭에 유고가 ‘다시’ 숲으로 돌아간다는 도입부는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유고는 신비한 고래피리를 어떻게 얻었으며, 유고와 라라가 무슨 인연으로 서로를 반가워하는지도 알 수가 없다. 그러나 이런 불편한 시작이 모험을 받아들이는 데 크게 방해가 되는 것은 아니다. 신비의 숲은 점점 물이 말라가고 있는데, 땅밑 세계에 사는 두더지들은 이 재앙을 이용해 다른 동물주민을 지배하기 위한 계략을 세우고 있다. 그런 숲의 위기에 맞서는 과정에 오밀조밀하게 묘사된 천연색 숲의 전경이나 동글동글한 동물 캐릭터들의 귀여운 몸짓이 더해지면, 굳이 전편을 보지 않아도 유고의 숲속 모험은 지켜볼 만하다. 하지만 문제는 ‘신비의 샘’에만 가면 모든 가뭄이 해결되는 것처럼 여기는 단순한 전개. 게다가 두더지 군단의 훼방이 아기자기한 장난처럼 여겨진다면 숲의 아름다운 풍광이 심드렁하게 느껴지기 시작하고 곧 지루해진다. 저연령층의 어린이 관객만을 대상으로 하더라도 아름다움만이 미덕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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