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무하메드 왕자의 ‘고상한’ 취미 <사막에서 연어낚시>
2014-10-15
글 : 주성철

예멘에 연어낚시를 허하라. 영국 해양수산부의 어류학자 알프레드 존스 박사(이완 맥그리거)는 투자 컨설턴트 해리엇(에밀리 블런트)으로부터, 중동 예멘의 무하메드 왕자(아므로 웨이크드)가 계획 중인 ‘예멘에서 연어낚시’ 프로젝트에 대한 도움을 요청받는다. 존스는 불가능한 이야기라며 단박에 거절하지만, 이 프로젝트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총리실 홍보담당자 패트리샤(크리스틴 스콧 토머스)의 압박을 받은 상관의 명령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참여하게 된다. 그렇게 공사비 5천만파운드, 살아 있는 연어 1만 마리가 필요한 일생일대의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무하메드 왕자의 ‘고상한’ 취미를 향해 “그럴 돈이 있으면 축구팀을 사는 게 낫다”고 말하는 존스, 하지만 급여가 현재의 2배라는 얘기에 당장 짐을 꾸린다. 이 과정에서 드러나는 건 연어낚시 프로젝트 그 자체보다 각자 ‘꼬인’ 인생을 살아가는 두 남녀의 로맨스다. 존스는 아내와 중년의 위기를 겪고 있고, 해리엇 또한 남자친구와 떨어져 지내게 된다. 그렇게 두 사람은 영국을 떠나 예상과는 다른 무하메드 왕자의 진심을 듣고 서로의 고민을 털어놓으며 가까워진다. 이완 맥그리거는 과거 콜린 퍼스가 워킹타이틀 영화에서 종종 연기했던 ‘농담 못하는 무뚝뚝한 영국 남자’ 캐릭터를 선보인다. “고민이 있을 때는 물고기와 대화하는 게 더 낫다”고 말하는 그를, 실제 연못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코이 잉어의 시점 숏으로 담아낸 것 같은 장면은 짧지만 인상적이다. 최근 <세이프 헤이븐>(2013)과 <로맨틱 레시피>(2014) 등 거의 해마다 부지런히 작품을 내놓고 있는 라세 할스트롬의 2012년 작품.

관련 영화

관련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