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아유]
[who are you] 이규형
2014-11-04
글 : 정지혜 (객원기자)
사진 : 백종헌
<나의 독재자>

영화
2014 <나의 독재자> <마녀> <우는 남자> 2013 <관상> <고양이 소녀> 2009 <김씨 표류기> 외

뮤지컬
2014 <비스티 보이즈> <글루미데이> <나쁜자석> <빨래> 외

“철주 하자!” 이규형은 <나의 독재자>의 이해준 감독이 했다는 이 말을 잊을 수 없어 보였다. 연극과 뮤지컬로 연기 경력을 차곡차곡 쌓아왔지만 상업영화에서는 눈에 띄는 역할을 맡지 못하던 차에 철주라는 비중 있는 역을 맡게 됐다. 철주는 서울대 국문과 출신의 주사파로 중앙정보부가 김일성 대역 배우인 성근(설경구)의 사상 교육을 위해 성근 옆에 붙인 인물이다. 이규형은 유약해 보이나 ‘똘끼’가 느껴지는 엘리트 청년을 표현하기 위해 한달 반 동안 14kg 가까이 체중을 감량했다. 대사에 나오는 교조주의, 주체사상이 어떤 의미인지는 알아야 연기가 자연스럽게 나올 것 같아 중국 사회주의 소설과 사회과학 이론서를 읽어보기도 했다.

이규형과 이해준 감독의 만남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동국대 연극과 재학 시절 동기들과 한강에서 컵라면에 맥주를 먹고 있는데 <김씨 표류기> 오디션에 통과했다고 연락이 왔다. ‘나, 됐대!’ 하며 정말 좋아했는데 그 뒤 몇달간 연락이 없더라. 그러던 어느 날 후시녹음하러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웃음)” <김씨 표류기>에 얼굴 한번 내비치지 않고 119대원 목소리로만 출연한 내막이다. 인연은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갔다. “고2 초에 <신라의 달밤>에, 대학 입학하고는 <아라한 장풍대작전>에 단역으로 출연했다. 두 작품 모두 감독님이 원안과 각색 작업을 하셨다.” 그런 시간을 거쳐 이번에야 제대로 합을 맞춘 셈이다. “배우밖에는 생각이 안 들었다”는 그는 2007년 음악극 <두근두근>으로 대학로 무대에 데뷔한 이후 쉬지 않고 달려왔다. “<나의 독재자>는 신선한 자극이었다. 이 작품 이후 원래 꿈이었던 영화 작업을 좀더 할 수 있게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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