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뉴스]
[해외뉴스] 도둑맞은 신작들
2014-12-08
글 : 윤혜지
소니픽처스 전산 시스템 사이버테러 당해
<퓨리>

소니픽처스의 전산 시스템이 사이버테러로 중지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평화의 수호자’(GOP, Guardians of the Peace)를 자칭하는 해커 집단의 소행이었다. 소니픽처스의 마이클 린튼 대표는 “소니의 신작들뿐만 아니라 직원들과 출연배우들의 개인정보 일부를 포함한 어마어마한 양의 전산자료가 유출됐다”고 발표했다. 유출된 영화는 <퓨리>와 개봉예정작 <스틸 앨리스> <미스터 터너> <애니> <자살퇴치운동기구>까지 다섯편이다.

미국의 기술전문웹진 <Re/code>를 비롯한 북미 다수 언론은 ‘평화의 수호자’의 배후가 북한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소니픽처스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의 암살시도를 담은 영화 <인터뷰>의 제작사라는 점, 유출된 신작 리스트에 <인터뷰>는 포함되지 않은 점, <인터뷰>의 제작에 관해 북한이 민감한 반응을 보였던 점, 소니픽처스 시스템을 공격한 소프트웨어에 한글코드가 포함돼 있다는 점 등으로 추측한 결과다. 반면, <가디언> <로이터> 등은 북한 전문가들의 견해를 인용하며 “그동안 북한의 해커들은 ‘평화의 수호자’가 그랬던 것처럼 공식적인 메시지와 인장을 남긴 적이 없으며, 악성 소프트웨어에 한글코드가 포함된 것으로는 배후가 북한이라고 단정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보도했다. 주 유엔 북한 대표부 대변인은 관련 의혹을 부인하며 “적대적인 세력이 모든 일을 북한과 연결짓고 있다. 잠자코 상황을 지켜봐달라”고 전했다.

소니픽처스 대변인은 “명확하게 드러난 것은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판단을 유보했으며 “전산 시스템을 복구하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소니픽처스는 현재 추정이 어려울 만큼 막대한 손해를 예상하고 있다. <퓨리>는 지난 11월30일 이미 120만건 이상 불법 다운로드됐고 토렌트 등을 통해 급속도로 유출파일이 퍼지고 있다. 12월19일 북미 개봉 예정이었던 <애니>도 불법 다운로드 횟수가 20만건이 넘었다. 북미 전역의 극장가가 들썩일 연말, 소니픽처스만은 우울한 크리스마스를 보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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