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2014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2013 <안녕, 투이>
“엄마! 쪽팔려~.” 대선배들 사이에서 맛깔나는 조연의 역할을 해낸 건 아홉살밖에 안 된 꼬마 이지원이었다. 관객은 빵빵 터졌지만 정작 본인은 “목소리가 모기 소리처럼 (목소리를 최대한 높고 가늘게 내며) 엥옝옝옝, 이렇게 나왔잖아요”라며 투덜댄다. 연기 비법을 묻자 최소한의 대사암기 외에는 연습을 거의 안 한다는 의외의 대답을 했는데 “연습을 많이 하면 굳어버리잖아요”라고 곧바로 똑 부러진 이유를 댄다. 예닐곱살 무렵 우연히 출연한 CF에서 콘티 작업까지 참여했다는 똑순이 배우는 <안녕, 투이>에서 키를 쓰고 소금을 얻으러 다니면서 “소금!”이라는 단 두 마디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표현했던 과묵한 현정을 거쳐,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에서 그보다 수다스러우나 역시 촌철살인의 대사를 내뱉는 채랑이 됐다. 극중 삼총사인 지소(이레), 지석(홍은택)과는 카메라 뒤편에서 다른 방식의 작당 모의를 했다고. “추억을 쌓고 싶어서 셋이 들어갈 수 있는 요만한 집을 짓기로 했는데 촬영이 너무 일찍 끝나서 못했어요.” 달리기를 좋아해서 달리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는 지원에게 “달리기와 연기 중에 뭐가 더 좋아요?”라고 슬쩍 물었는데 뭘 그렇게 당연한 걸 묻느냐는 듯 “연기요!”라고 답하며 덧붙인 말이 이렇다. “연기를 하면서는 달릴 수 있는데 달리면서 연기할 순 없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