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웍스의 오랜 꿈이 마침내 현실화된다. 1월5일 <할리우드 리포터>에 따르면 드림웍스가 시로 마사무네 원작을 바탕으로 한 오시이 마모루의 전설적인 SF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1995)를 실사영화로 만들 계획임을 밝혔다. <공각기동대>는 TV용, 극장판 애니메이션에 이어 게임으로 만들어진 적은 있지만 실사영화로 제작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버라이어티>는 “드림웍스의 수장 스티븐 스필버그가 <공각기동대>의 열광적인 팬으로 그간 실화화를 원해왔다”고 전했다. 캐스팅도 화제다. 디스토피아 세상에서 사이버 범죄조직의 리더로 활약하는 쿠사나기 소령 역으로 <루시>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으로 액션 스타의 입지를 굳힌 스칼렛 요한슨이 출연한다. 구체적인 각색 방향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배경은 북미이고 대사는 영어로 진행된다. 연출은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2012)의 루퍼트 샌더스가, 각색은 <릴럭턴트 펀더멘털리스트>의 각본가 빌 윌러가 맡았다.
일본 애니메이션을 향한 할리우드 감독들의 애정은 오래된 일이다. 스필버그는 데즈카 오사무의 <철완 아톰>, 마쓰모토 레이지의 <은하철도 999> 등을 애니메이션화한 일본의 1세대 애니메이터 린 타로 감독의 오랜 팬이다. 망가(漫畵)에 종종 등장하는 인간과 기계가 뒤섞인 캐릭터들은 리들리 스콧 감독의 <블레이드 러너>(1982)에 영감을 주기도 했다. <공각기동대>는 앤디 워쇼스키, 라나 워쇼스키 감독이 <매트릭스>(1999)를 만들 때 주요하게 참고한 영화다. 뒤이어 두 사람은 애니메이션 <마하 Go Go Go>를 실사영화 <스피드 레이서>(2008)로 완성했다. 묵시록적 세계관, 강렬한 비주얼, 화려한 무빙이 있는 일본 애니메이션은 언제나 창작자들을 자극해왔다. 게다가 고도의 기술력과 자본이 있는 할리우드라면, 실사화 시도는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