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타]
[빅 히어로] 코미디, 액션, 감동의 균형
2015-01-26
글 : 이주현
<빅 히어로> 돈 홀 감독, 콘 로이 프로듀서
콘 로이 프로듀서(좌), 돈 홀 감독(우)

돈 홀 감독의 전작은 <곰돌이 푸>, 콘 로이 프로듀서의 전작은 <라푼젤>이다. 동화의 세계에서 빠져나온 두 사람은 어린 시절 자신들이 열광한 마블 코믹스를 애니메이션으로 옮기는 일에 착수했다. 1월14일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진행된 <빅 히어로> 기자회견장에서 이들은 마치 자신들이 슈퍼히어로가 된 듯 익살스런 포즈를 취했다. 이후 45분간 마주하며 이야기를 주고받는 동안에도 그들의 얼굴엔 언뜻언뜻 개구쟁이 소년의 표정이 떠올랐다. <빅 히어로>가 젊고 경쾌한 애니메이션으로 완성된 데에는 만드는 사람들의 젊은 정서도 한몫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블 코믹스에 디즈니의 감동을 입힌 두 사람을 만났다(공동감독 크리스 윌리엄스는 한국을 찾지 않았다).

-<빅 히어로>는 전형적인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아니다.

=돈 홀_그렇게 봐줘서 고맙다. 스튜디오에서도 한 가지 스타일의 영화에 집착하는 것을 피한다. <라푼젤> <주먹왕 랄프> <겨울왕국>까지, 동화를 기반으로 한(<주먹왕 랄프>는 게임 기반) 유사한 영화들이었는데 거기서 벗어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물론 동화 기반의 영화를 우리도 좋아하지만.

콘 로이_<빅 히어로>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것을 보면서, 사람들이 새로운 유형의 디즈니 영화에도 관심을 가지는 것을 보면서 크게 감동받았다.

-디즈니적인 게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돈 홀_감동적인 이야기(Emotional story), 그게 최우선 순위다. <빅 히어로>를 만들면서는 영화의 톤을 어떻게 가져가면 좋을까, 하는 문제가 무척 어려웠다. 영화에는 크게 세 가지 요소가 담겨 있다. 코미디, 액션, 감동. 이 셋의 균형을 맞추는 게 중요했다. 여러 버전의 스토리보드를 만들어서 존 래세터와 동료들에게 보여줬고, 아주 솔직한 피드백을 여러 번 거친 다음 현재의 톤으로 결정됐다.

-영화엔 10대 소년의 로망이 담겨 있다. 당신의 어린 시절 꿈들이 많이 반영됐나.

=돈 홀_그럼, 아주 많이 반영됐다. 히로처럼 천재는 아니었는데….

콘 로이_난 천재였는데. (웃음)

돈 홀_로봇 타고 하늘을 나는 꿈은 대부분의 소년들이 꾸는 꿈일 것이다. 영화를 보면서 45살의 나에게서 벗어나 8살의 나로 돌아가는 기분이 들었다.

콘 로이_아직도 내 마음 한구석엔 6살의 마음이 변치 않고 남아 있는 것 같다. 영화를 제작할 때 아이의 감성과 시선을 잃지 않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마블 코믹스 <빅 히어로 6>를 원작으로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돈 홀_<곰돌이 푸>를 끝내고 다음 작품을 준비하고 있었다. 존 래세터는 항상 자신의 열정을 따르라고 얘기한다. 어린 시절부터 디즈니 영화와 마블 코믹스를 좋아했기 때문에 이번에 그 열정을 따르기로 했다. 코믹스 <빅 히어로 6>에 끌렸던 것은 낯선 타이틀 때문이었다. 처음 보는 작품이라 조사를 시작했고, 캐릭터들이 매력적이었다. 더 중요한 것은 톤이었다. 너무 어둡거나 무겁지 않고, 경쾌하고 밝아서 좋았다.

-로봇에 관한 조사를 철저히 했다고.

=돈 홀_모든 것은 리서치로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하버드, MIT, 카네기 멜론 등 미국 동부 대학들을 돌면서 로봇공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을 만났다. (휴대폰을 꺼내더니 사진 하나를 보여준다. 크리스 앳킨슨을 통해 소개받은 톰 웨그너 박사가 자신의 강의에 베이맥스를 소개하는 사진이다.)

콘 로이_과학과 예술이 큰 순환고리를 만든 예다. 과학이 예술에 영감을 주고, 예술이 과학에 기여하는 순환구조가 이루어졌다. 영화에서 직접적으로 언급되진 않지만 고고는 한국인 캐릭터로 설정됐다.

돈 홀_김시윤 캐릭터 디자이너가 한국의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에게서 영감을 얻어 제안했다. 뉴욕에 자동차와 오토바이 사이를 자전거로 질주하며 물건을 운송하는 자전거 메신저들이 있는데, 쿨하고 터프한 여성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다.

-<빅 히어로> 2편 계획도 있나.

=돈 홀_일단 휴가부터 다녀온 다음에 생각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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