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베이징] 명절엔 역시 성룡과 주윤발
2015-03-10
글 : 신아름 (베이징 통신원)
춘절 연휴 기간 중국 극장가 풍경
<마카오풍운2> <드래곤 블레이드>(왼쪽부터).

춘절은 중국에서 국경절과 더불어 가장 큰 연휴로 손꼽힌다. 민족 대이동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모두 고향으로 내려가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이 명절이 중국 영화시장의 중요한 금광이 되고 있다. 중국의 대표적인 영화티켓 예매사이트인 ‘마오옌’에 따르면 춘절 연휴기간 총 박스오피스는 2013년 7억5천만위안, 2014년 14억1천만위안으로 같은 기간 대비 84%의 성장을 이루었고, 2015년에는 20억위안으로 같은 기간 대비 30% 증가했다.

이처럼 춘절 기간의 박스오피스가 매년 가파르게 성장하는 건 베이징과 상하이 등의 주요 도시뿐만 아니라 중국의 중소 지방 도시에도 멀티플렉스 극장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웨이신, 타오바오, 마오옌, 거와라 등과 같은 온라인 티켓사이트들의 경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는 점도 박스오피스 성장의 이유로 지적되고 있다. 최근 중국 극장가의 화제는 9.9위안(원래 최저 영화표 가격은 20~30위안이었다)의 ‘저가 영화표’다. 춘절 연휴 첫날 수익의 3분의 1이 티켓 예매사이트 마오옌이 뿌린 저가 영화표에서 나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온라인 티켓사이트의 영화표 선구매는 일종의 현상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극장에서는 예매가 마감되어 영화표를 사지 못했지만 정작 극장 안에 들어가면 좌석이 텅텅 비어 있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업체들이 좌석 점유를 위해 거액을 들여 영화표를 사들이고 있지만, 이에 대한 정책적인 규제가 없다는 점은 앞으로 중국 영화계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올해 춘절 연휴 극장가의 승자는 성룡의 전쟁 액션영화 <드래곤 블레이드>와 주윤발의 <마카오풍운2>였다. 최근 다양한 장르와 규모의 영화들이 중국 극장가에서 관객을 만나고 있지만 연휴 기간에는 역시 인지도 있는 배우들이 출연하는, 가족과 무난하게 함께 즐길 수 있는 작품이 사랑받는다는 사실을 이 두 영화가 입증해주었다. 더불어 장 자크 아노 감독이 중국의 유명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울프 토템>은 아트무비의 성격의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문예청년이라 불리는 지식층 관객의 호응으로 주목할 만한 성적을 냈다. 반면 <와호장룡>의 촬영감독인 피터 파우가 감독한 3D 판타지 블록버스터 <종규복마>는 아쉬운 특수효과로 예상 밖의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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