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ash on]
[flash on] ‘아듀, 파라다이스’ 뒤엔 ‘헬로우 시네마’
2015-03-26
글 : 정지혜 (객원기자)
사진 : 손홍주 (사진팀 선임기자)
서울아트시네마 김성욱 프로그래머

서울 종로구 낙원상가에 위치한 서울아트시네마가 ‘시네마테크 서울’로 명칭을 변경하고 4월에 종로의 서울극장으로 이전한다. 서울아트시네마는 2002년 5월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서 문을 연 뒤 2005년 4월 현재의 낙원상가 4층으로 이사했다. 낙원에서의 10년을 정리하는 의미로 3월17일부터 29일까지 ‘아듀, 파라다이스’ 기획전을 진행한다. 이전 이후에는 영화 관련 교육사업에 보다 집중해나갈 계획이다. 개관 때부터 지금까지 서울아트시네마를 꾸려온 김성욱 프로그래머를 만나 이전을 하게 된 과정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었다.

-10년간 머문 공간을 떠나 이전을 결심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나.

=운영상의 한계가 왔다. 2006년 시네마테크 전용관 설립 문제가 논의되다 엎어졌다. 2010년에는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의 시네마테크 지원 자체가 중단되는 사태에까지 이르렀다. 게다가 낙후된 시설에 관객이 불편함을 느끼고 있었고 실버 영화관과 공간을 공유하면서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었다. 이전의 아쉬움도 크지만 이런 상황 속에서 10년을 채우고 나가게 돼 다행인가 싶기도 하다.

-서울극장 3층의 1개관을 임대해 들어간다. 어떻게 서울극장으로 옮겨가게 된 건가.

=지난해 말 서울극장이 관 하나 정도는 임대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해왔다. 서울아트시네마가 멀티플렉스로 들어갈 것도 아니고 단관극장이 존재하지도 않는 상황에서 기존 극장 중 일부를 개•보수해 사용하는 게 최선의 대안이었다.

-3월20일부터 펀딩21(www.funding21.com)을 통해 관객을 위한 라운지 조성에 필요한 후원금을 마련한다.

=낙원동에 있으면서 관객이 편히 쉴 수 있는 라운지가 마땅치 않아 아쉬웠다. 영진위의 지원 중단 이후 관객과 영화인들의 후원금에 의존해 운영해왔는데 그 기금마저 거의 바닥난 상태였다. 라운지 공사에 필요한 금액을 지원해줄 만한 곳이 없더라. 관객, 일반 시민들의 후원이 필요하다. 예상액보다 많이 모이면 영사기, DCP 교체, 사무공간 확충에도 사용할 예정이다.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길 바란다.

-재정상의 어려움을 어떻게 타개해나갈 계획인가.

=현재 전체 운영비의 70%를 티켓 판매 등으로 자체 조달한다. 앞으로 50%는 자체 조달, 30%는 영진위, 20%는 서울시의 지원으로 이루어지길 바란다. 영진위나 시가 정책적인 지원 못지않게 영사나 자막 분야의 인력 지원도 해야 한다. 관객에게는 관객 회원 가입을 독려하고 싶다. 후원 회원까지는 아니더라도 (연회비를 내고 할인 혜택을 받는) 관객 회원이 최소 1만명은 됐으면 좋겠다. 공공적 성격의 영화관이 운영되기 위해서는 정당한 수준의 정부 지원과 시민의 참여가 같이 가야 한다.

-서울극장에서 운영할 새로운 프로그램의 소개를 부탁한다.

=시네마테크 시민영화학교 같은 이름의 교육사업을 해나갈 예정이다. 청소년, 주부 등을 대상으로 영화 연출, 비평 강의를 준비하고 있다. 4월21일을 잠정적인 개관일로 보고 ‘시네마테크 서울 재개관 특별전-비타협: 장 외스타슈 & 모리스 피알라’, ‘탄생 100주년 오슨 웰스 회고전’을 개최한다. 시네바캉스에서는 지난해보다 좀더 폭넓은 범위의 고전영화를 소개할 예정이다.

-마지막 프로그램 ‘아듀, 파라다이스’는 어떤 작품들로 꾸렸나.

=나루세 미키오의 <흐트러진 구름>(1967), 세르지오 레오네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1984)처럼 감독의 유작이나 이별에 관한 이야기가 많다. 하지만 ‘아듀, 파라다이스’ 뒤에는 ‘헬로우 시네마’라는 말이 따라붙는다. 좋은 의미로 안녕의 인사를 하고 다시 만나길. 하루빨리 문을 열고 싶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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