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터 슬립> Kis uykusu
감독 누리 빌게 세일란 / 출연 할룩 빌기너, 멜리사 소젠, 드멧 앳백, 네잣 이슬러 / 수입•배급 (주)영화사 백두대간 / 개봉 4월30일
“중간에 화장실 가는 시간을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 누리 빌게 세일란 감독의 <윈터 슬립>에 지난해 칸 황금종려상을 수여한 심사위원장 제인 캠피온은 3시간16분에 달하는 긴 탐색에 대해 우스개를 더했다. 그의 말마따나 길다. 롱테이크와 긴 러닝타임으로, 그는 프리미어 상영부터 전세계 기자들의 진을 빼기로 유명한 감독이다. 하지만 이 ‘지리한’ 지켜보기는 그에게 타협할 수 없는 절대시간이다. <윈터 슬립>에서 포착된 건 호텔을 운영하는 중년 남자 ‘아이딘’이다. 그는 저명한 칼럼니스트이자 극장 문화에 대한 저서 집필을 앞둔 지식인이기도 하다. 세일란 감독이 이 남자의 교양과 도덕에 딴지를 걸었다. 세입자의 아들이 던진 돌에 깨진 아이딘의 차창. ‘와장창’ 소리와 함께 깨진 건 지금까지 젠체했던 한 남자의 교양이다. 그는 이제 어떤 결정을 내릴까. 터키 카파도키아의 압도적 풍광에 녹아든 인간의 양면성. 3시간16분이 모자라는 집요한 인간성의 탐색전으로 당신을 초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