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한층 막강해진 미국식 악동 코미디와 말장난 <⑲곰 테드2>
2015-07-01
글 : 송경원

무적의 선더 버디로 30년 우정을 지켜온 존(마크 월버그)과 테드(세스 맥팔레인). 전작에서 행복한 두쌍의 커플로 마감했지만 존은 성격 차이로 이혼한 상태다. 테드는 타미린(제시카 바스)과 결혼하지만 곧 권태가 찾아오고 이를 극복하고자 아이를 가지기로 결심한다. 정자기증과 인공수정에 실패한 테드는 입양을 하기로 하지만 뜻밖의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정부가 테드의 법적인 인권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테드는 자신을 물건 취급하는 정부에 맞서 인권을 되찾기 위한 재판을 시작하고 인턴 변호사 사만다(아만다 사이프리드)를 찾아가 무료 변론을 맡긴다.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된 이야기를 다시 시작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미 끝난 이야기를 헤집어 쓸 만한 것들을 건져내기 위한 첫 번째 관문은 왜 다시 이야기를 시작해야 하는지에 대한 합리적인 납득이다. 다행히 <⑲곰 테드2>는 그 출발선을 무리 없이 통과한다. 결혼 이후의 위기를 테드의 인권문제로 연결시킨 전체 플롯은 자연스럽다. 다만 설득력을 위해 선택한 법정이라는 무대가 테드의 장기를 십분 살려줄 판은 아닌 것 같다. 클래식해 보이기까지 하는 법정 장면들은 전반적으로 극의 속도와 활력을 떨어뜨린다. 게다가 갈등부터 클라이맥스까지의 전개와 구성이 전편과 판박이라 이미 풀어본 낱말 퍼즐을 다시 받아든 느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품의 핵심이랄 수 있는 막장 곰인형 테드의 매력은 여전하다. 세스 맥팔레인으로 대표되는 미국식 악동 코미디와 말장난, 패러디 역시 좀더 다양하고 풍성해졌다. 리암 니슨, 제이 레노 등 유명 인사의 깨알 같은 카메오 출연도 재미를 더한다. 특히 19금 농담은 성적인 코드에서 벗어나 욕설과 미국 대중문화 전반까지 좀더 폭넓게 펼쳐지는데, 그 수위가 한층 강화된 느낌이다. 미국 서브 컬처 패러디를 농축시킨 코믹콘 장면의 각종 패러디 역시 나름 의미심장하다. 다만 전편과 마찬가지로 미국 대중문화에 익숙한 관객이 아니라면 십분 즐기기 어렵다. 전체적으로 신선함은 덜하지만 그만큼 편하게 따라갈 수 있는 안전한 속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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