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저마다의 거미줄을 그리며 엉켜 있는 미스터리 <모든 비밀스러운 것들>
2015-07-01
글 : 김소희 (영화평론가)

로니(다코타 패닝)와 앨리스(대니얼 맥도널드)는 어린 시절 영아 실종 사건의 용의자로 체포돼 7년을 복역한 뒤 출소한다. 이들이 출소한 이후 마을에서 7년 전과 비슷한 영아 실종 사건이 발생한다. 한 가구판매장에서 부모가 한눈을 파는 사이 세살배기 아기 브리트니가 감쪽같이 사라진 것이다. 로니와 앨리스 사건을 담당했던 형사 낸시(엘리자베스 뱅크스)는 이번 사건이 7년 전 영아 실종 사건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직감하고 둘의 주변을 살핀다. 앨리스는 테이크아웃 콜라를 손에 쥐고는 로니가 일하는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다 돌아온다. 이들의 현재 모습을 보여주는 동시에 로니와 앨리스의 어린 시절 모습이 교차한다. 그 속에는 자신의 딸보다 로니를 더 아끼는 엄마 헬렌(다이앤 레인)이 있다.

두개의 사건, 두명의 아기, 두명의 범죄자, 그리고 두명의 심판자. 영화에서 모든 쌍이 저마다의 거미줄을 그리며 엉켜 있다. 그렇기에 이 거미줄이 어디에서 나온 것이냐를 분간하기란 힘들다. 이것이 <모든 비밀스러운 것들>이 미스터리를 직조하는 방식이다. 영화의 미스터리는 과거와 현재의 사건 사이에 연루된 4명의 여성 중 어느 한명에도 방점을 찍지 않은 채 이야기를 전개한다. 영화에는 몇 가지 미스터리가 녹아 있다. 로니와 앨리스 중 한명이 영아를 납치, 살해하는 데 있어 주도적인 역할을 했고, 다른 누구는 누명을 쓴 것 같다. 그와 동시에 앨리스의 어머니이자 교사인 헬렌은 딸에게 무신경하고 딸의 친구인 로니를 더 좋아하는 것처럼 보인다. 형사 낸시는 과거 사건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트라우마를 이번 사건을 통해 털어내려는 것 같다. 이런 방사형 이야기 전개는 극의 전략으로 보인다. 그러나 너무 많은 함의가 섞이다 보니 팽팽하게 옥죄는 스릴러 특유의 감각은 다소 떨어진다.

감독 에이미 버그는 <딜리버 어스 프롬 이블> <웨스트 오브 멤피스> 등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이름을 알렸다. <모든 비밀스러운 것들>은 그녀의 첫 번째 극영화다. 주로 범죄와 관련된 사건에 관심을 가져온 감독의 성향이 <모든 비밀스러운 것들>의 미스터리 스릴러에 녹아 있다. 기자 출신 소설가 로라 립먼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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