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폐쇄된 교실을 둘러싼 귀신 괴담 <학교괴담: 저주의 언령>
2015-07-01
글 : 문동명 (객원기자)

1학년3반 아이들은 폐쇄된 1학년4반 교실의 흉흉한 소문에 대해 이야기한다. 가스 사고로 학생들이 죽었다는 걸 알게 된 아야노(고시니 아야노), 미유(야마베 미유), 유리(나카에 유리)는 귀신에 시달린다. 페이크 호러 영상을 만들기 위해 폐교를 찾은 카즈키, 히미오, 요시히토, 히토미 역시 그곳에 갇힌 채 이상한 현상을 본다. 시오리는 엄마의 기일에, 1988년 같은 날에 가스 사고로 엄마의 반 친구들이 죽었음을 알고 학교를 찾아간다.

<학교괴담: 저주의 언령>은 공포영화의 영원한 소재인 귀신 들린 학교를 배경으로 한다. 섬찟한 인트로로 시작하는 영화는 스스로 호러물임을 증명하듯(같은 문장을 반복해 쓰는 <샤이닝>(1980)의 장면을 인용한다), 모든 신에서 긴장의 순간을 만든다. 귀신의 형상이 드러나지 않는 대목에서도 미세한 소리로 빡빡하게 관객의 집중을 붙들려고 한다.

크게 세개의 시점으로 진행되다가 점차 여러 인물들이 흩어지는 과정을 모두 따라가는 서사 구조 역시 이런 의도와 닿아 있다. 다만 이 시도는 산만하다는 느낌만 새긴다. 과거와 현재가 뒤엉킨 이야기들은 미약한 반전이 있는 마지막까지도 명쾌한 그림을 그리지 못한 채 여기저기 군더더기만 남겨놓는 결과를 낳았다. 영화의 변별점으로 살릴 수 있었던 ‘여우의 창’ 같은 장치도 등장이 무색하게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며 아쉬움을 남긴다. 일본의 아이돌 그룹 도쿄여자류 멤버들이 주요 출연진에 배치됐고, 영화 <기묘한 이야기>와 <주온> 시리즈의 마지막 두편을 만든 공포영화 감독 오치아이 마사유키가 연출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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