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다이아몬드를 차지하기 위한 중년 커플의 동분서주를 그리다 <러브 펀치>
2015-07-01
글 : 문동명 (객원기자)

리처드(피어스 브로스넌)와 케이트(에마 톰슨)는 오래전에 헤어진 부부다. 대기업 임원인 리처드는 마지막 출근날 회사가 부도난 것을 알게 된다. 부도로 인해 막대한 연금을 날리게 된 리처드는 전처 케이트에게 찾아가 도움을 구한다. 두 사람은 연금을 되찾기 위해 파리로 가 회사를 산 합병가를 찾아가지만 쫓겨나고 만다. 하지만 리처드가 약혼자에게 선물한 다이아몬드 목걸이가 1천만달러짜리라는 걸 알게 되고, 그걸 훔치는 작전을 세운다.

중년의 사랑을 그렸던 <하비의 마지막 로맨스>(2008)의 조엘 홉킨스 감독이 다시 에마 톰슨을 기용해 나이 든 커플의 이야기를 만들었다. <러브 펀치>는 거액의 목걸이를 차지하기 위해 동분서주한다는 점에서 ‘케이퍼 필름’처럼 보이지만, 범죄보다 코미디의 비중이 훨씬 크다. 리처드와 케이트에 이웃 부부까지 합세해 벌이는 작전은 치밀하고 박진감 넘치기보다는 우스꽝스러운 대사에 기대 뚜렷한 위기를 거치지 않고 사건이 착착 진행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이혼한 사이인 리처드와 케이트의 티격태격 만담에 가까운 승강이와 제리(티모시 스폴)의 끝을 알 수 없는 과거사에 대한 꾸준한 유머는 단조로운 이야기에 생기를 더한다.

로맨스 역시 <러브 펀치>를 떠받치는 요소다. 막대한 연금이 사라지고 젊은 애인에게 대차게 이별을 통보받은 리처드가 끊임없이 케이트에게 구애를 펼치는 과정은 성기게 엮여 있긴 하지만 (많은 영화들의 중년 커플이 그렇듯) 그저 귀엽게 보인다. 파리를 여행하는 인물들의 여정 가운데 스치는 아름다운 풍경들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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