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잡지 편집자인 재키(헬렌 헌트)는 이제 막 대학에 진학한 아들 앤젤로(브렌턴 스웨이츠)와 살고 있다. 작가를 꿈꾸는 아들에게 재키는 모든 걸 가르쳐주고픈 열성 엄마다. 어느 날, 앤젤로가 학교를 자퇴하고 ‘자유’를 찾아 LA로 떠났다는 사실을 알게 된 재키는 만사를 제치고 아들을 찾아나선다. 엄마의 간섭에 지친 앤젤로는 뉴욕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바다에서 서핑을 해보지 않는 한 자신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소리친다. 오기가 발동한 재키는 젊은 서핑강사 이언(루크 윌슨)에게 서핑을 배우기로 결심한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1997)로 잘 알려진 배우 헬렌 헌트의 <덴 쉬 파운드 미>(2007)에 이은 두 번째 연출작이다. 오랜 연기 경력에 연출 경험까지 쌓았으니 예술적 야심을 부려봄직도 한데 헬렌 헌트는 현명하게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욕심내지 않고 성실하게 구현해낸다. 일견 진부해 보이는 이야기 속에서 연출자의 진심이 느껴지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들을 성장시킬 촉매제로 ‘서핑’을 등장시킨 것도 참신하진 않지만, 꽤 마침 맞은 선택처럼 보인다. 영화는 서핑을 통해 작은 파도도 우습게 생각하다간 죽을 만큼 물을 먹어야 하며, 보드 위에선 두발로 서는 것조차 엄청난 연습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가르친다. 무엇보다 세련된 정장에 하이힐을 신고 뉴욕을 누비던 재키가 투박한 고무슈트를 입은 맨발의 초보 서퍼로 변신해가는 과정은 묘한 쾌감까지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타이밍을 놓친 유머나 이언과의 하룻밤 로맨스 같은 구색 맞추기용 에피소드로 인해 영화의 만듦새가 헐겁다는 점은 좀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