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공룡 미르가 다정한 티라노사우루스 부부 제스타와 세라 사이에서 태어난다. 미르가 태어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어머니 세라는 추락사고로 실종된다. 아버지 제스타마저 발드와의 격투 끝에 사망하며 미르는 고아 신세가 된다. 미르는 아버지의 복수를 다짐하며 발드 무리를 찾아간다. 하지만 죽을 고비만 간신히 넘긴 채 낯선 공간에 떨어진다. 빨간 열매 나무 근처에 다다른 미르는 아픈 어머니를 위해 열매를 모으는 훌쩍훌쩍(스피노사우루스)을 만나 교류한다. 훌쩍훌쩍과 헤어진 뒤에는 앞을 못 보는 겁쟁이 키라리(포포사우루스)를 만나 친구가 된다.
<고녀석 맛있겠다>는 티라노사우루스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미야니시 다쓰야의 그림동화 시리즈다. 이중 두 에피소드를 엮은 애니메이션이 2010년 제작된 바 있다. <고녀석 맛나겠다2: 함께라서 행복해>는 일본에서 제작한 첫 번째 에피소드에 이은 두 번째 에피소드로 국내 제작사 작품이다. 9권의 원작 시리즈 중 7, 8권에 해당하는 두편의 에피소드 <나를 닮은 당신이 좋아요>와 <널 만나서 정말 다행이야>를 엮었다. 원작은 티라노사우루스가 눈먼 겁쟁이 공룡 포포사우루스, 물고기를 잘 잡는 스피노사우루스와 친구가 되는 과정을 담은 짧은 에피소드다. 이를 한편의 애니메이션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주인공 티라노사우루스가 부모를 잃으면서 겪는 트라우마 이야기가 삽입됐다. 1편이 초식공룡의 손에 길러진 육식공룡 혹은 그 반대의 이야기를 통해 부모와 자식의 종적 관계에 중점을 뒀다면, 2편에서는 이와 대조적으로 친구 관계를 통한 횡적 관계 묘사에 치중한다. 그러나 결말부에 이르러 미르가 친구들과 맺는 우정담이 단지 부모의 죽음과 관련된 트라우마를 해소하기 위한 발판처럼 기능하는 점은 아쉽다. 커다란 이야기에 치중하다보니 짧고 담백한 이야기 속에 여운을 담는 동화 특유의 매력도 퇴색됐다. ‘당한 만큼 돌려주는 건 또 다른 복수를 낳을 뿐이다’, ‘힘보다 강한 건 상대방을 배려하고 사랑하는 일’ 등 몇몇 대사는 지나치게 교훈적이며 직접적이다. 메시지가 강화되는 사이 단순한 이야기가 주는 재미가 반감된 것은 아닌지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