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학창 시절 꿈을 접었던 중년들 다시 꿈의 무대에 서다 <어게인: 끝없는 도전>
2015-08-05
글 : 문동명 (객원기자)

일본 고교 야구의 성지 고시엔 입성을 위해 땀 흘리던 가와고에 고교 야구부는 돌연한 사건으로 인해 출전을 포기한다. 28년 후, 사건의 원인이었던 노리오의 딸 미에(하루)가 당시의 주장 사카마치(나카이 기이치)를 찾아와 야구부 출신의 사회인들이 출전하는 마스터스 고시엔의 참여를 제안한다. 사카마치는 바로 거절하지만, 미에의 지친 모습을 보며 오랜 오해로 만나지 못한 딸을 떠올린다. 그는 옛 동료들을 만나며 야구를 향한 마음이 식지 않았음을 깨닫고 마스터스 고시엔 출전을 결심한다.

고시엔은 고교생의 기운찬 모습과 스포츠의 박진감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일본영화의 대표적인 소재로 자리매김했다. 학창 시절 꿈을 접었던 중년들이 주인공인 <어게인: 끝없는 도전>(이하 <어게인>)은 이를 소재로 하고 있지만, 고시엔 영화의 관습을 고스란히 비껴간 채 진행된다. 28년 전 사연으로 돌아가는 신들은 고교 야구 선수들이 마운드를 뛰어다니는 모습이 아닌,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려는 소년의 맑은 눈빛이 장악한다. 얼핏 중년들이 활약하는 야구영화처럼 보이는 <어게인>은 사실 야구에는 큰 흥미가 없는 영화다. 대개의 영화라면 클라이맥스였을 종반부의 경기 시퀀스조차 선수들이 힘차게 뛰는 모습을 보여줄 뿐 전광판에 시선을 돌리지 않는다. 영화는 대부분을 (주로 롱테이크로 찍은) 대화에 할애한다. 사카마치가 평생 남처럼 지내던 딸 앞에 무릎을 꿇은 채 이야기할 때, 야구부 에이스 3인방이 오랜만에 모여 지난 시절을 떠올릴 때, 오랫동안 그들을 응시한다. 나이찬 남자들의 오래된 꿈을 따라가기보다 그들이 다시 글러브와 배트를 잡으며 가족과 건강한 사랑을 나누는 모습을 담으려고 한다. 롱테이크를 통해 긴 호흡으로 대화에 집중하던 <어게인>은 마지막에 이르러 인물들이 (내내 가족애의 상징으로 언급되던) 캐치볼을 하며 사랑을 확인하는 신을 잘게 나누었다. 길게 찍는 대화를 고수하다가 공을 주고받는 캐치볼의 특징을 따라 화법을 바꾸는 오오모리 스미오 감독의 결단은 <어게인>의 통속적인 이야기를 한결 감동스럽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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