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앙 디오르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라프 시몬스가 합류한다. 오랫동안 수석 디자이너였던 존 갈리아노가 반유대주의 발언으로 해임된 이후 디오르는 질 샌더에서 남성복을 디자인하던 시몬스를 디오르의 새 얼굴로 불러들인 것이다. 미니멀리스트인 시몬스는 8주 뒤의 오트 쿠튀르 컬렉션에서 갈리아노 특유의 실험적이고 낭만적인 디자인이 지배하던 디오르에 새바람을 불어넣어야 한다는 책임을 안게 된다. 시몬스는 낯선 크루, 경험 없는 모델과 일하며 혁신적인 컬렉션을 완성해야 한다는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그런 와중 창립자 디오르의 오리지널 디자인에서 영감을 얻어 컬렉션을 준비한다.
감독 프레데릭 청은 <발렌티노: 패션계의 마지막 황제>(2008), <패션 여제, 다이애나 브릴랜드>(2010) 등 지속적으로 패션 다큐멘터리를 만들어왔다. 그는 시몬스에게서 창립자 디오르가 회고록 <크리스티앙 디오르와 나>를 통해 밝혔던 “디자이너 디오르와 자연인 디오르 사이의 거리감”을 발견하고 시몬스가 느끼는 극심한 불안을 다큐멘터리의 주된 정서로 삼았다. 다큐멘터리는 디오르가 브랜드를 창립하던 당시의 음성 소스와 영상 클립을 쇼를 준비하는 라프 시몬스의 모습과 교차편집해 보여주며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는 디오르의 오리지널리티를 우아하게 드러낸다. 데뷔 컬렉션을 성공시키며 불안감은 아름답게 흩어지고, 8주간 시몬스와 함께 갈등과 불안을 견딘 크루 한명 한명의 표정은 감동을 전한다. 말미에 등장하는 (현재 디오르와 라프 시몬스의 뮤즈이기도 한) 제니퍼 로렌스의 얼굴도 대단히 반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