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베이징] 엄청난 요괴가 왔다
2015-09-01
글 : 신아름 (베이징 통신원)
역대 최고 흥행 기록 돌파 눈앞에 둔 자국영화 <몬스터 헌트>
<몬스터 헌트>

다양한 장르의 자국영화가 쏟아졌던 중국의 여름 시장. 최후의 승자는 실사와 애니메이션이 결합된 <몬스터 헌트>가 차지했다. 지난 7월16일 개봉한 이 작품은 쉽게 무너질 것 같지 않았던 자국영화 박스오피스 최고 기록인 <로스트 인 타일랜드>(2012)의 12억위안을 상영 10일 만에 넘어섰다. 이후 상영 38일 만에 23억위안(약 4천억원)을 벌어들이며 순조로운 흥행을 이어가고 있어 <분노의 질주: 더 세븐>(2015)이 세운 중국 내 역대 최고 흥행 기록 24억위안을 곧 무너뜨릴 것으로 예측된다.

유명 배우가 주연을 맡지도 않았고, 인지도가 높은 감독의 작품도 아니며, 그렇다고 유명 소설이나 고전이 원작도 아닌 이 작품이 크게 성공한 이유에 대해 여러 매체들은 여름방학 시즌 남녀노소가 볼 수 있는 ‘가족영화’라는 점을 꼽았다. 거기에 더해 <슈렉>의 애니메이터 출신인 쉬청이 감독이 개발한 깜찍한 무요괴 캐릭터 후바가 큰 인기를 끌며 아이들을 중심으로 후바 열풍을 이끌어냈다는 분석이다.

사실 <몬스터 헌트>는 지난해 개봉을 앞두고 있었지만 남자주인공을 맡았던 가진동이 마약사건으로 구속되어, 마약 문제에 특히 엄격한 중국 법률상 해당 배우의 출연 장면을 덜어내거나 재촬영하는 수밖에 없었다. 이 영화의 제작자인 빌 콩(홍콩 에드코필름 대표)은 7천만위안을 추가 투입해 남자주인공을 바꿔 재촬영하는 과감한 선택을 했다. 이 작품이 총 3억5천만위안의 제작비와 재촬영이라는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해 당시 회의적인 분위기가 지배적이었지만 탕웨이, 야오천, 증지위, 우쥔루 등 유명 배우들이 이 상황을 안타깝게 여기고 카메오로 선뜻 나서주었고, 후바 캐릭터를 활용한 사전 SNS 마케팅으로 영화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영화는 전화위복을 맡게 됐다. 업계에서는 <와호장룡>(2000), <영웅: 천하의 시작>(2002) 등의 출품인인 빌 콩의 신뢰도와 집념, 끈기가 바로 <몬스터 헌트>의 가장 큰 성공 요인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중국의 <해리 포터>와 <반지의 제왕>을 만들고 싶어 이 작품을 기획하게 됐다는 제작자 빌 콩은 이번 성공을 바탕으로 <몬스터 헌트>를 시리즈화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중국 내 고정팬을 확보한 판타지 시리즈물의 탄생이 기대된다.

관련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