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진실을 향해 또박또박 나아가는 재판 <솔로몬의 위증 후편: 재판>
2015-09-02
글 : 문동명 (객원기자)

료코(후지노 료코)와 친구들은 가시와기의 죽음을 둘러싼 교내 재판을 성사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익명의 고발장을 통해 범인으로 지목받은 문제아 오이데와 그 고발장을 쓴 주리(이시이 안나)가 증인으로 참석할 것이 정해지면서 재판 준비는 더 순조롭게 흘러간다. 대망의 재판이 시작되면서 그동안 베일에 감춰졌던 사연들이 하나둘 드러난다. 그 와중에 변호인을 맡은 간바라(이타가키 미즈키)가 피고 오이데에게 그가 그간 저지른 악행을 공개적으로 캐물으면서 재판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진행된다.

가벼운 순간 없이 차근차근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신중한 리듬은 <솔로몬의 위증 후편: 재판>(이하 <재판>)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솔로몬의 위증 전편: 사건>(이하 <사건>)에 비해 한결 따뜻하다. 사건의 전말을 벗길 본격적인 재판을 다루되 (열기가 아닌) 온기를 잃지 않는다. <사건> 속 차고 건조한 공기가 겨울을 지나, 아이들이 누군가를 벌하지 않고 진실을 향해 또박또박 재판을 이어나가는 <재판>은 묵직한 감동을 안긴다.

서서히 밝혀지는 반전조차도 자극적인 효과로 빠지지 않고 인물의 사연에 자연스럽게 들어올 수 있도록 특유의 리듬을 유지해냈다는 점 역시 기억해둘 만한 성과다. 다만 오이데와 주리의 증언 중에 나타나는 격한 동요를 제하고는 시종 담담하게 원작자 미야베 미유키의 굳은 메시지를 설파하는 과정은 다소 지루하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 가치 있는 메시지라는 건 분명하지만, 전•후편 모두 4시간30분에 달하는 러닝타임에 걸쳐 누차 강조되기 때문에 동어반복이라는 인상만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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