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우드를 이끄는 3대 칸으로 불리는 샤룩 칸, 아미르 칸, 살만 칸 중 최근 가장 핫한 배우가 누굴까? 아마 이 영화가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역대 흥행 5위권 영화 중 각각 2편이 랭크된) 아미르 칸과 샤룩 칸이 살만 칸보다는 한수 위에 있다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그런데 이번엔 살만 칸이 제대로 일을 냈다. 모슬렘 축제기간인 이드(EID)에 맞춰(7월 중순) 개봉해 현재 전세계에서 60억루피의 수익을 거둔 살만 칸의 <바즈란기 바이잔>이 역대 발리우드 흥행 순위 2위에 올라서는 기염을 토하며 말 그대로 잭팟을 터뜨렸다.
파키스탄에 사는 어린 소녀 샤히다(하샬리 말호트라)는 선천적으로 말을 못한다. 샤히다는 말할 수 있게 되길 기원하며 엄마와 함께 인도 델리의 모슬렘 성지순례를 떠나는데, 국경 근처에서 잠시 기차가 멈춘 사이 엄마와 떨어져 고아가 되고 만다. 인도 땅에 홀로 남겨진 소녀는 우연히 바즈란기(살만 칸)를 만나 보호를 받게 된다. 브라만(인도 카스트 중 최상위 사제계급)인 바즈란기는 샤히다를 집에 데려다주기로 결심한다. 둘은 무작정 국경을 넘고, 경찰에 체포되었다가 도망치는 등 우여곡절을 겪는다.
두 시간 반이 넘는 러닝타임에 다소 현실성이 떨어지는 부분도 있지만, <바즈란기 바이잔>은 발리우드가 가장 자신 있게 보여줄 수 있는 감동과 유머의 종합선물세트임에 분명하다. 아이와 함께 나선 모험 자체도 재밌고, 마지막까지 코끝이 찡해지는 장면은 훈훈한 감동과 여운을 남긴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영화에선 오랜 앙숙 관계인 인도와 파키스탄 사람들이 소통하고 함께 기적을 만들어나가는 모습이 특히 아름답다.
이 영화를 통해 근육질의 배우 살만 칸은 자신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준다. 액션이 아닌 부드러운 역할과 드라마물도 누구보다 잘 소화할 수 있음을 과시했고, 특유의 과장된 액션이 절제되었음에도 은근히 드러나는 카리스마는 일품이다. 발리우드의 <레옹>이랄까, 약혼자인 라시카(카리나 카푸르)보다도 귀여운 여주인공과의 호흡이 더욱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