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든(클라이브 오언)은 제7기사단을 이끄는 대장이다. 그는 방탕했던 자신을 거둬준 영주 바톡(모건 프리먼) 아래에서 일하며 그를 아버지처럼 섬긴다. 어느 날 황제의 칙사가 도착해 새로 임명될 의전관 기자 모트(엑셀 헨니)를 알현하도록 명한다. 기자 모트는 귀족들 사이에서 노골적으로 뇌물을 탐하는 이로 악명 높다. 심지가 굳은 바톡은 뇌물에 대한 은근한 압박을 거부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며 이후 갈등을 예고한다. 한편, 바톡은 병을 앓고 있다. 그를 가장 가까이에서 보필하는 레이든은 이를 곧 알아차린다. 바톡은 레이든에게 가족들에겐 비밀로 해달라고 당부하는 한편, 아끼는 검을 하사하며 레이든을 영혼의 후계자로 삼는다.
뚜껑을 열어보니 대서사시가 아니라 사극이다. 사극 중에서도 권력의 암투 대신 내부의 잠재된 균열에 치중하는 쪽에 더 가깝다. 액션보다는 액션을 하기까지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는다. 그러다보니 액션의 절정을 기다리기까지 많은 인내심이 요구된다. 실상은 관객의 주의를 끌기 위해 사용됐을 힌트들이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기보다는 뒤이어 올 반전이나 스토리를 짐작하게 만드는 방향으로 전개되는 탓에 막상 액션이 전개된 순간의 폭발력은 생각보다 약하다. <캐산>(2004), <폭렬닌자 고에몬>(2009) 등 몇편의 액션영화를 연출한 일본 감독 기리야 가즈아키가 6년 만에 내놓은 작품이자 할리우드 진출작이다. 시공간이 혼재된 시대극을 주로 그려온 감독답게 한국, 일본, 미국을 아우르는 다국적 배우들의 활용 등을 통해 시공간의 경계를 흐리면서 혼란한 시대상을 조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