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2015 <팬> 2013 <스펙타큘라 나우>
TV 2011 <테라노바>
때로 어떤 배역은 배우에게 운명처럼 찾아온다. 연기력이나 재능을 논하기 전에 단 한장의 이미지로 이미 완성되는 역할이 있다. <해리 포터> 시리즈를 만난 대니얼 래드클리프처럼 말이다. <팬>의 리바이 밀러도 그렇다. 호주에서 날아온 파란 눈망울의 소년은 수만 대 일의 경쟁을 뚫고 조 라이트 감독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 피터팬이 거기 있었다”는 조 라이트 감독의 말은 어쩌면 리바이 밀러를 접한 관객의 심경을 대변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2003년 태어난 이 지켜주고 싶은 소년은 자신의 나이처럼 딱 12년 만에 다시 만들어지는 피터팬 영화(마지막은 2003년 개봉한 제레미 섬터 주연의 <피터팬>)의 주인공에 운명처럼 발탁됐다. 유치원 시절부터 연기를 하고 싶은 마음에 여러 차례 오디션 문을 두드렸고 2011년 TV드라마 <테라노바>에서 필브릭 장군의 어린 시절을 연기하며 첫발을 디뎠다. 제임스 매튜 배리의 동화 <피터팬>의 프리퀄이랄 수 있는 영화 <팬>에서는 후크 선장과 적이 되기 전의 피터팬으로 분해 개봉 전부터 차세대 아역 스타로 주목을 받고 있다. 소년다운 순수함으로 현장의 귀여움을 독차지했다는 리바이 밀러에겐 촬영현장이 곧 네버랜드로 떠나는 모험과도 같았다. 언젠가 소년이 자라 어른이 된다 해도 훈훈한 리바이 밀러의 모습은 영화와 함께 영원한 소년으로 남을 것이다. 21세기의 <피터팬>은 그렇게 다시 생명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