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가장 웃기는 동시에 소름 끼치게 무서운 영화 <더 비지트>
2015-10-14
글 : 김현수

베카(올리비아 데종)와 타일러(에드 옥슨볼드)는 태어나 처음으로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가 사는 집을 일주일 동안 방문한다. 그런데 엄마(캐서린 한)는 부모님이 과연 아이들을 반겨줄지, 그리고 아이들은 처음 보는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걱정부터 앞선다. 왜냐하면 그녀가 어려서 집을 뛰쳐나온 뒤 지금껏 부모님과 왕래 한번 없이 살아왔기 때문. 속깊은 베카는 자신들의 여행을 다큐멘터리로 찍어 엄마의 일생에 바치는 감동적인 작품을 만들어 보이겠다고 다짐하며 펜실베이니아 시골 농장으로 떠난다. 곧 아이들의 눈에는 상상 속에만 존재했던 고즈넉한 시골 농장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사이 좋은 노부부가 정성스레 가꿔온 집안의 온기에 베카와 타일러도 금방 적응한다. 하지만 문제는 그날 저녁부터 벌어지기 시작한다. 밤 9시30분 이후로는 방문을 절대로 열지 말라는 할아버지의 수상 쩍은 경고 때문이다. 늘 야식으로 먹던 쿠키 생각이 나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른 베카는 급기야 쿠키를 몰래 훔쳐 먹는 과정을 찍겠다며 카메라를 들고 방문을 열고 만다.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신작 <더 비지트>는 최근 많은 호러영화를 흥행시키며 주목받고 있는 블룸하우스 프로덕션과 샤말란 감독이 처음 손잡고 만든 영화다.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을 도입해 만들어내는 특유의 몰입감과 공포효과 등 최근 호러영화의 트렌트를 적극 활용하는 점은 그동안의 샤말란 감독 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풍경이기도 하다. 어린 베카가 들고 다니는 카메라에 과연 무엇이 찍혀 나올지 알 수 없는, 이른바 프레임의 공포는 관객의 시야와 기대를 풍부하게 충족시켜주면서 본연의 공포효과를 최대한 살린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코미디와 호러 장르 요소를 적절하게 뒤섞었다는 점이다. 괴이한 노부부를 연기한 디애너 듀나건과 피터 맥로비의 관록 있는 연기와 더불어 두 아역 배우의 연기가 영화의 재미와 몰입도를 높이는 데 큰 공을 세웠다. 특히 에드 옥슨볼드의 능청스러운 연기는 신성 발견의 기쁨도 안겨준다. <더 비지트>는 아마도 올해 가장 웃기는 동시에 소름 끼치게 무서운 영화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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