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운명의 사랑을 찾아 이탈리아로 떠난 여자 <온리 유>
2015-10-14
글 : 김현수

수의사인 팡유안(탕웨이)은 치과 의사인 시에웨이(시예동승)와 결혼을 앞두고 있다. 친구들 모두가 부러워하는 결혼이지만 팡유안은 어딘지 모르게 마음이 허전하다. 그도 그럴 것이 평소 점보는 걸 즐겨하는 그녀에게 무려 두명의 점쟁이가 “당신은 송쿤밍이란 이름의 남자와 결혼할 것이다”라고 말했기 때문. 운명적인 사랑을 은근히 기다려왔던 팡유안은 혹여 송쿤밍이란 미지의 인물이 자신의 이상형이자 운명의 상대이면 어쩌나 걱정이 태산이다. 그런데 거짓말처럼 어느 날 그녀에게 한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자기는 시에웨이의 고교 동창 송쿤밍이라고 하는데 이탈리아 출장 때문에 동창회에 참석하기 어려우니 이를 전해달라는 것이 아닌가. 팡유안은 전화를 끊자마자 상대가 정말 자신의 운명의 남자인지 확인하기 위해 친구 샤오통(수얀)과 함께 이탈리아로 향한다. 무작정 이탈리아에 도착한 팡유안의 송쿤밍 찾기는 당연하게도 수월하게 진행되지 않는다. 그녀는 가는 곳마다 허탕치기 일쑤이고 심지어 송쿤밍을 사칭하는 남자까지 나타나 그녀를 훼방놓는다. 하지만 펑유안은 송쿤밍을 찾는 과정에서 그를 사칭한 남자이자 골동품 수집가인 펑달리(리아오판)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온리 유>는 마리사 토메이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주연을 맡은 할리우드의 동명 영화 <온리 유>(1994)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원작은 이탈리아의 베니스와 로마 그리고 해변 마을 포지타노를 배경으로 주인공 남녀가 나누는 운명적 사랑을 밝고 경쾌하게 그려냈다. 2015년작 <온리 유>는 영화의 배경을 밀라노와 루카, 피렌체로 옮겨왔으며 원작보다는 클래식하며 진지한 분위기의 러브 스토리로 변모했다. 중국의 펑샤오강 감독이 제작을 맡았고 CF를 연출해온 장하오 감독이 제작사인 화이브러더스와 손잡고 만든 연출 데뷔작이다. 하지만 <온리 유>의 중국어 제목인 ‘명중주정’(命中注定)이 뜻하는 운명적 사랑을 이뤄가는 두 주인공의 갈등 양상이 너무 급격하게 진행돼 극의 몰입을 종종 방해한다. 그 탓에 아름다운 밀라노와 루카, 피렌체의 절경은 예쁘장한 풍경 이상도 이하도 아닌 평범한 배경에 그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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